close_btn

마음의 눈을 뜨니

by 마을지기 posted Apr 06, 2006
Extra Form
보일날 2008-03-25
출처 구상, 《홀로와 더불어》(황금북, 2002), 124-125쪽
책본문 이제사 나는 눈을 뜬다.
마음의 눈을 뜬다.

달라진 것이라곤 하나도 없는
이제까지 그 모습, 그대로의 만물이
그 실용적 이름에서 벗어나
저마다 총총한 별처럼 빛나서
새롭고 신기하고 오묘하기 그지없다.

무심히 보아 오던 마당의 나무,
넘보듯 스치던 잔디의 풀,
아니 발길에 차이는 조약돌 하나까지
한량없는 감동과 감격을 자아낸다.

저들은 저마다 나를 마주 반기며
티없는 미소를 보내기도 하고
신령한 밀어를 속삭이기도 하고
손을 흔들어 함성을 지르기도 한다.

한편, 한길을 오가는 사람들이
새삼 소중하고 더없이 미쁜 것은
그 은혜로움을 일일이 쳐들 바 없지만
저들의 일손과 땀과 그 정성으로
나의 목숨부터가 부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너무나도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물의 그 시원(始原)의 빛에 눈을 뜬 나,
이제 세상 모든 것이 기적이요,
신비 아닌 것이 하나도 없으며
더구나 저 영원 속에서 나와 저들의
그 완성될 모습을 떠올리면 황홀해진다.

구상, 〈마음의 눈을 뜨니〉 전문.
사용처 1. 20080819 화 고 김순남 여사 추모예배 설교.
2. 20080824 일 구미안디옥교회 주일예배 설교.
3. 20091101 일 구미안디옥교회 주일예배 설교.
똥개의 눈에는 똥만 보이고
배고픈 사람의 눈에는 먹을 것만 보입니다.
똑 같은 거리를 두 사람이 지나갈 때
그 둘의 눈에 보이는 것은 다릅니다.

몸이 아파 본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플 때
남다른 연민과 공감을 가지게 됩니다.
마음의 눈을 뜨면 새로운 것을 보게 됩니다.
달라진 세상을 생생하게 보게 됩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1097 2009-04-03 뜻을 가지고 살아가다오! 3655
1096 2004-03-16 라비아의 기도 2228
1095 2006-06-03 라이벌 3143
1094 2007-10-15 런치메이트 증후군 4087
1093 2008-04-03 로마 시민의 권리 3352
1092 2008-10-08 로맨스의 감정과 나이 3399
1091 2004-07-22 리더를 격려하라 2495
1090 2009-12-03 리더의 제1계명 4329
1089 2003-09-22 링컨의 대답 2138
1088 2008-04-01 마더 테레사의 강연 3398
1087 2004-11-25 마술의 기호 2140
1086 2004-11-20 마음 마음 마음이여 2555
1085 2005-11-24 마음 먹는만큼 행복해진다 2786
1084 2009-06-17 마음아 너는 어이 3987
1083 2005-07-27 마음은 정원이다 2858
1082 2005-09-07 마음을 바꾸면 3030
1081 2005-04-11 마음의 끈 2672
1080 2006-01-12 마음의 눈을 떠라 3233
» 2008-03-25 마음의 눈을 뜨니 3180
1078 2008-12-17 마음의 흉터 288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