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세익스피어

by 마을지기 posted Apr 06, 2008
Extra Form
보일날 2008-04-07
출처 조정래, 《태백산맥 1》((주)해냄출판사, 1996), 233쪽
책본문 "세익스피어가 위대한지는 몰라도 그런 비유법을 쓴 영국인들은 한심한 종자들이야. 그 과장의 정도야 아무래도 상관할 게 없지만, 비유의 대상을 한 나라로 잡았다는 건 용서할 수가 없는 일이야. 세익스피어가 제아무리 불후의 명작들을 남겼다 한들 어찌 인도보다 더 위대할 수 있느냔 말야. 인도라는 거대한 땅덩어리는 차치하고라도 거기엔 사억을 헤아리는 인간들이 엄연히 생존하고 있어. 그 생명들의 존엄성보다 세익스피어가 더 위대하다니, 그 따위 발상법을 가진 영국인들은 일본놈들과 하나도 다를 게 없는 식민주의자들이야. 물론, 어떤 유식한 자가 무심코 쓴 비유법이라고 간주할 수도 있겠지. 그런데, 문제는 바로 그 '무심코'에 있어. 영국인들은 자기네 자존심을 세워주는 그 비유에 '무심코' 만족을 느낀 것이고, 자기네 민족의 우월감을 과시하는 한 방법으로 세익스피어를 세계화시키면서 또 그 비유를 '무심코' 써먹은 거야. 세익스피어가 분명 봉건 왕조시대의 작가지만 자기의 작가정신이 그처럼 수없이 많은 인간들의 존엄성을 짓밟는 것으로 비유되기를 결코 원하지 않았을 거야. 오히려 그 반대였겠지.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아예 그런 좋은 작품들을 써내지 못했을 테니까. 세익스피어는 후대를 잘못 둔 셈이지."

― 손승호의 말.
"세익스피어는 인도와도 바꿀 수 없는
우리나라[영국]의 위대한 작가이다."
일부 영국인들은 '무심코' 이런 말을 하며
세익스피어를 자랑스럽게 여겼습니다.

만일 죽은 세익스피어가, 후대 사람들이
이런 소리를 하고 다닌다는 것을 듣는다면
무덤 속에서 벌떡 일어날 일입니다.
세익스피어가 진정 위대한 작가였다면.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1097 2008-07-02 개안(開眼) 3302
1096 2006-02-25 목사님의 아들 3302
1095 2009-04-02 마주 보고 대화하라! 3301
1094 2009-02-03 호의(好意) 3301
1093 2008-09-17 나의 부재를 애통해하는 사람은? 3301
1092 2008-04-25 창의적인 사람들의 가정환경 3298
1091 2008-04-11 정치폭력의 역학 3297
1090 2009-02-16 "마부를 풀어 주시오!" 3296
1089 2008-01-28 현상과 본체 3296
1088 2006-05-24 창의력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3294
1087 2009-07-08 수천년 하나가 되어 온 사람들 3293
1086 2009-04-23 애인(愛人) 3293
1085 2005-02-07 불평은 조금만, 칭찬은 많이 3291
1084 2008-06-03 “내 말에 속지 마라” 3290
1083 2008-05-30 “그는 환자가 아니다” 3289
» 2008-04-07 세익스피어 3288
1081 2006-06-07 지레짐작은 위험하다! 3288
1080 2005-12-05 여우는 자신을 소중히 여긴다 3287
1079 2006-04-07 신발을 신는 것은 3286
1078 2009-02-24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덕으로 빼앗아라! 328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