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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
2008-05-20 |
출처 |
한수산, 《먼 그날 같은 오늘》(나남출판, 1994), 357쪽 |
책본문 |
떠나는 것이 배반이 아니라면, 떠나거라.
떠나는 것이 도피가 아니라면, 떠나거라.
그것이 오히려 문제를 피해가는 게 아니라 너 자신과 맞서는 길이라면, 언제든 떠나거라.
떠난다는 건 안락을 버리는 일이다. 무엇보다도 먼저 낯익은 것들과의 이별이니까. 서럽고 고달프게 혼자가 되어야 하는 일이니까.
그러나 떠나는 일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다만 장소만이 아니다. 네 영혼이 짓무르고 있고, 안락의 먼지가 쌓이고, 편안함의 이끼가 자라거든 언제나 스스로에게 속삭일 수 있어야 한다. 자, 이제 떠나야 할 때야 하고.
― 〈사막에서 쓴 편지〉에서. |
사용처 |
1. 20080330 일 구미안디옥교회 주일예배. |
상대를 배반하는 일이라면,
난국을 모면하기 위한 도피라면,
안락을 바라는 목적에서라면,
떠나는 것은 비겁한 일입니다.
그러나 상대를 배반하는 일이 아니라면,
도피가 아니라 새로운 도전이라면,
자신과 맞서는 길이라면
떠나는 것은 용기의 표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