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로그인

풀꾹새

by 마을지기 posted May 10, 2008

Extra Form
보일날	2008-06-04
출처	조정래, 《태백산맥 8》(한길사, 1989), 291-292쪽
책본문	어디서인가 풀꾹새가 애절한 목태움으로 울고 있었다. 강파른 보릿고개를 이기지 못하고 죽은 어린 자식들을 뒤따라 죽은 과부의 넋이 이 산골 저 산골을 자식들 찾아헤매며 우는 목쉰 울음이라고도 했고, 첫날밤 정을 나누고 과거를 보러 떠난 임이 아무 소식도 없이 몇 해를 돌아오지 않아 기다림에 지쳐 죽은 여인의 넋이 임을 찾아 그리도 섧게 운다고도 했다. 너무 울어 목에서 피를 토하고, 제 피를 되마셔 목을 축이며 또 운다는 목쉰 피울음은 보릿고개 속 아리는 밤마다 지칠 줄을 몰라 풀꾹새는 사월이 다 가도록 섧고 섧게 울었다. 그런데, 새 한 마리를 두고 만들어진 두 가지 이야기는 그 내용에서 너무나 차이가 많았다. 하나는 배고파서 죽은 사연이고, 하나는 임 그리워 죽은 사연이었다. 배고픈 농민들이 지어낸 이야기와 배부른 양반들이 지어낸 이야기의 차이였다.
사용처	1. 20120318 일 한울교회 주일예배 설교.

'풀꾹새'는 두견이과에 속하는 철새로서,
'뻐꾸기'의 전라도 사투리라고 합니다.
'뻐꾹 뻐꾹' 한다고 해서 뻐꾸기요,
'풀꾹 풀꾹' 한다고 해서 풀꾹새이겠지요.

같은 곳에서 같은 '풀꾹새'가 우는 소리를 듣고도
사람들은 서로 다른 생각을 합니다.
배고픈 사람은 배고파서 죽은 사람을,
외로운 사람은 보고 싶은 그리운 임을.

Facebook Twitter Google Pinterest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댓글 쓰기

에디터 선택하기

✔ 텍스트 모드 ✔ 에디터 모드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1137	2004-09-01	볼 수 있는 눈과 못 보는 눈	2668
1136	2005-07-19	정보화 사회와 속도	2668
1135	2004-05-15	온전히 보시하는 방법	2670
1134	2005-04-11	마음의 끈	2672
1133	2005-06-02	양에 대하여	2673
1132	2005-06-07	오늘이 마지막 날인 듯 살아가라	2674
1131	2005-12-24	예수님이 계시는 곳	2675
1130	2004-12-07	사랑한다면 자유롭게 하라	2676
1129	2005-07-07	아픈 날의 노래	2676
1128	2004-09-11	처음부터 이렇게 빌었던들	2678
1127	2005-04-28	목수의 아들, 신사의 아들	2678
1126	2005-05-03	성공의 가장 무서운 적	2678
1125	2005-03-09	아름다움의 채널	2680
1124	2004-12-11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	2682
1123	2005-07-22	30초의 여유	2682
1122	2005-09-08	불공평이란 없다	2684
1121	2005-04-12	요리의 달콤함	2685
1120	2005-07-13	나라가 망할 조건	2686
1119	2005-04-26	한민족은 약소민족인가?	2687
1118	2005-10-15	우리 소나무가 강한 이유	2687

전체메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