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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
2008-06-10 |
출처 |
최인호, 《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여백미디어, 2000), 55-56쪽 |
책본문 |
고려 말의 학자이자 명신(名臣)인 이조년(李兆年 1269~1343)은 호가 매운당(梅雲堂)인데 유명한 시조 '이화에 월백하고'를 지은 시인이기도 합니다.
소년시절 그는 형 억년(憶年)과 한강가를 걸어가다가 우연히 길가에서 금덩어리를 주웠습니다. 하나씩 나누어 가진 두 형제는 기쁨에 들떠서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동생 조년이 금덩어리를 강물 속에 던져버렸습니다. 깜짝 놀란 형이 묻자 조년이 대답하였습니다.
"형님, 금덩어리를 버리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금을 형님과 나누어 갖고 난 후 줄곧 욕심이 솟구쳐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형님이 없었더라면 내가 몽땅 가질 수 있었는데 하는 생각도 들고 형님의 것을 뺏고 싶다는 충동까지 느끼지 뭡니까. 그래서 나는 황금이 요물임을 깨닫고 버린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형 억년도 금덩이를 한강 물 속에 던져 넣으며 말하였습니다.
"나도 마음속으로 너와 똑같이 생각하고 있었다. 하마터면 우리 사이에 금이 갈 뻔했구나."
후세 사람들은 형제들이 금을 던졌던 양천나루를 투금탄(投金灘)이라고 불렀습니다. 금덩어리를 던진 여울이라는 뜻이지요. |
사용처 |
1. 20091005 월 성서인물이야기(구미YMCA).
2. 20120909 일 한울교회 주일예배 설교. |
금 때문에 형제애에 금이 간다면
그것은 금(金)이 아니라 검(劍)입니다.
형제는 그런 사실을 알았던 까닭에
금덩어리를 물에 던져버린 것이겠지요.
금보다 귀한 것이 참 많이 있습니다.
사랑, 우정, 신의, 절개, 일관….
머리로 알고 입으로 말은 하면서도
금을 보면 눈이 머는 것이 우리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