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유토피아를 꿈꾸던 사람

by 마을지기 posted Nov 11, 2005
Extra Form
보일날 2008-06-27
출처 토머스 모어(김선희 편), 《유토피아》(파란자전거, 2005), 14-16쪽
책본문 1535년 7월 6일, 그날은 토머스 모어가 단두대에 오르는 날이었습니다. 나라에 반역죄를 지었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사형집행관이 다가와 모어에게 마지막으로 술 한 잔을 권했습니다. 그러나 모어는 술잔을 거부했습니다.

“주님은 가시는 날, 식초와 쓸개를 드셨다네.”

드디어 모어는 단두대에 올랐습니다.

“왕의 충직한 신하로서, 그러나 하느님을 먼저 섬기는 신하로서 나는 죽는다.”

그러고는 사형대 위에 목을 길게 늘어뜨렸습니다. 사형집행관의 날카로운 칼날이 떨어지면 모어의 목숨은 영영 저세상으로 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사형집행관은 모어의 목을 베는 것이 두려워 벌벌 떨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모어가 먼저 말을 건넸습니다.

“자네가 내 목을 베는 것은 나라에 대한 충성이요, 내가 자네의 칼에 죽는 것은 하느님에 대한 충성이라네.”

그러고는 또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내 수염은 반역죄를 저지른 일이 없다네. 내 수염은 한쪽으로 옮겨 놓을 수 있도록 잠깐만 기다려 주겠나?”

그는 수염이 잘리지 않게 목을 앞으로 쭉~ 뺐습니다.

“됐네. 내 목은 짧으니 조심해서 자르게.”

마침내 칼날이 떨어지고 토머스 모어는 저세상으로 떠났습니다.
사용처 1. 20130630 일 한울교회 주일예배 설교.
2. 20130821 수 내일신문 전대환 칼럼.
3. 20151108 일 한울교회 주일예배 설교.
《유토피아》을 썼던 토머스 모어.
그를 존경하고 사랑했던 친구 에라스무스는,
토머스 모어의 죽음을 슬퍼하며,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토머스 모어는 하얀 눈보다 더
순결한 영혼을 가진 사람이었다.
영국은 과거에도, 앞으로도 모어와 같은 천재를
두 번 다시 얻지 못할 것이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677 2008-10-23 훌쩍 떠나버리는 여행 2836
676 2003-12-24 전세계로 통하는 길 2831
675 2005-07-11 옷이 날개라지만 2829
674 2008-11-21 오전을 느긋하게 2827
673 2005-07-30 10년 차이 2821
672 2005-07-15 양양 장날 무쇠낫 2820
671 2005-02-16 의심의 원인 2819
670 2005-03-10 진정한 힘 2817
669 2008-10-13 용서하는 행복 2817
668 2005-11-26 ‘통’(桶) 자 인생 2817
667 2005-07-08 숲속 생활자의 충고 2816
666 2004-04-24 사랑의 노래 2816
665 2005-01-03 더 많이 변할수록 더 같은 것이다 2815
664 2008-12-18 사랑은 끈이다 2813
663 2005-10-05 하나 속에 모든 것이 들어 있다 2811
662 2005-08-26 추강(秋江)에 밤이 드니 2810
661 2005-05-16 5.16 군사 쿠데타 2809
660 2004-10-02 항상 마지막인 듯이 2809
659 2008-11-20 열정을 다하여 살라 2809
658 2004-03-07 다 같은 인간인데... 280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