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예술의 아름다움

by 마을지기 posted Mar 07, 2006
Extra Form
보일날 2008-07-03
출처 박정자, 《빈센트의 구두》(도서출판 기파랑, 2005), 76쪽
책본문 우리가 예술작품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그것이 무(無)를 표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끔 그림으로 그려진 물체가 현실의 모습이었을 때는 별 감흥이 없다가 일단 화폭에 옮겨지면 왜 미적 감흥을 주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하찮은 주전자, 전등갓, 탁자 같은 것도 화가가 캔버스에 그려 놓으면 실제의 그 물건들에서 느낄 수 없었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왜 그럴까? 현실 속의 주전자나 전등갓은 실재이고 현실이지만 그림 속의 그것들은 실재가 아니고 비현실이기 때문이다. 현실은 아름답지 않은데 일단 그것을 무화시켜 비-존재, 무(無)로 만들어 놓으면 거기에서 미가 발생한다. 초록빛 잔디밭 속에 민들레나 제비꽃이 드문드문 피어 있는 봄 경치를 보고 ‘이것을 그림으로 그리면 참 아름다울 텐데’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사르트르적 미학을 알지 못한 채 그의 예술이론을 증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현실세계의 입체를 화폭에 담는 것은
삼차원을 이차원으로 축소시키는 것입니다.
무(無)화 시키는 것, 곧 존재를 축소시키는 것,
거기서 우리는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습니다.

퍼져 있는 공간을 화폭으로 제한시키고,
삼차원의 입체를 이차원 평면에 그리는 것,
이것은 사람의 유한성을 인정하는 행위이며,
유한함 안에서 즐거움을 찾는 일입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1137 2009-04-27 삶을 가볍게! 3337
1136 2008-02-27 샌드위치 비판법 3337
1135 2008-06-24 넥타이 3336
1134 2006-03-02 여우는 남자의 자존심을 지켜준다 3336
1133 2008-06-18 인디언들이 도태된 이유 3335
1132 2005-04-18 소크라테스와 안티폰의 행복론 3333
1131 2009-09-09 어떻게 이럴 수가 3333
1130 2006-06-05 여기 줄지어 누웠는 넋들은 3332
1129 2009-07-21 공격을 피하는 법 3330
1128 2008-07-23 내 안에 잠자는 아기를 깨우자 3330
1127 2009-02-10 죽은 자가 남긴 피에는 3328
1126 2006-05-30 잡념이 생기면 3327
1125 2008-08-18 비 오던 날의 추억 3326
1124 2008-06-25 행복을 가져다준 물건 3326
1123 2008-06-11 관찰력 3325
1122 2008-04-21 건강한 마음 3325
1121 2008-06-04 풀꾹새 3324
1120 2008-05-13 고귀한 내면이 드러나려면 3321
» 2008-07-03 예술의 아름다움 3320
1118 2008-01-09 ‘자기암시’의 예언 331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