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아량

by 마을지기 posted Oct 29, 2005
Extra Form
보일날 2008-07-11
출처 서정인, 《모구실》((주)현대문학, 2005), 251-252쪽
책본문 “옛날 홍문잔치에서 장수 하나가 촛불이 잠깐 꺼진 틈에 번쾌의 여자의 젖을 만졌소. 여자가 그 남자의 투구끈을 끊었소. 살짝 그 이야기를 들은 번쾌는 촛불을 켜지 못하게 하고 모두 투구끈을 끊으라고 말했소. 손목 한 번 잡은 것, 젖 한 번 쥐어 짠 것, 그것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소. 그것 때문에 목숨을 버려야 하오? 과부, 업어가요.”

“홍문연은 항우가 범증의 말을 듣고 유방을 자살하려다가 번쾌의 칼춤으로 실패한 잔치 아니냐?”

“칼춤 추기 전에 미리 한 잔씩 했는개비요. 또, 번 장군 아니면 그 넓은 중국 천지에 부하 장수의 실례를 감싸줄 아량을 가진 사람이 없었겄소? 죄를 감추는 것은 그것이 죄라는 것을 알았다는 증거 아니요? 범죄를 공공연하게 저지르는 것을 한 번 생각해보쇼. 그것은 부도덕이 아니라 무도덕이고, 반사회적이 아니라 반인간적이고, 반인륜적이 아니라 반자연적이요.”
사용처 1. 20120529 내일신문.
2. 20121118 일 한울교회 주일예배 설교.
잔치가 벌어지고 있던 자리에서,
불이 꺼진 틈을 이용해서
상관의 여자의 젖을 만진 장수.
죽어 마땅한 죄를 지었습니다.

그러나 그 사건을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고
남자의 귀에 대고 살짝 말해준 여자.
모든 사람의 갓끈을 자르도록 한 번쾌.
두 사람 다 보통 사람들이 아닙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1057 2009-03-24 아침을 사는 사람 3274
1056 2008-04-30 정치인의 자질 3272
1055 2008-02-11 대통령의 초대를 거절한 사람 3272
1054 2006-04-26 짐의 무게 3272
1053 2009-04-21 분노를 물리치는 유일한 길 3271
1052 2008-09-29 언어습관을 바꾸자 3271
1051 2006-03-18 놓치고 사는 사람들 3271
1050 2008-05-15 인간의 머리는 슈퍼 컴퓨터 3270
1049 2006-02-28 세상을 세탁하는 장면 3267
1048 2009-01-16 진실로 복 받았다는 것 3266
1047 2005-09-27 진실이 울려 퍼지게 하라 3265
1046 2009-08-19 꿈을 가져라! 3264
1045 2008-07-22 다운시프팅 3264
1044 2007-12-28 낙천주의자 3264
1043 2006-05-13 가장 사나운 짐승 3263
1042 2006-01-02 새해 새 아침은 3263
1041 2008-08-26 당신의 기억력은 좋다! 3262
1040 2008-02-22 평온한 날의 기도 3261
1039 2006-04-29 희망이란 3260
1038 2009-11-09 불행해지지 않으려면 325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