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국냄비에 대한 명상

by 마을지기 posted Mar 26, 2005
Extra Form
보일날 2008-09-10
출처 류시화 편, 《민들레를 사랑하는 법》(나무심는사람, 1999), 77쪽
책본문 나는 인디언이다.
지금 불 위에서 끓고 있는 이 국냄비처럼
평범한 것들에 대해 나는 생각한다.
냄비 속에서 끓고 있는 물은 비구름에서 내려온 것
그것은 하늘을 상징한다.
불은 태양으로부터 온 것
사람과 동물과 나무, 우리 모두를
따뜻하게 해주는 태양으로부터.
냄비 속의 고기는 네 발 가진 동물을 상징한다.
우리의 형제인 동물들
그들은 우리가 살 수 있도록 자신을 희생했다.
냄비에서 나오는 뜨거운 김은 살아 있는 숨결
그것은 원래 물이었다.
이제 그것은 하늘로 올라가 다시 구름이 된다.
모두 다 성스럽지 않은가.
맛있는 국이 끓고 있는 냄비를 바라보며
나는 생각한다. 이 단순한 것들 속에서도
위대한 정령이 얼마나 나를 돌봐 주고 있는가를.

존 래임 디어
석가모니 부처님이 나이 서른이 되어
성문밖 사람들을 일상을 바라보며
생로병사(生老病死) 문제를 심각히 여긴 것은,
그때 깨우침의 눈을 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깨우침의 눈을 뜨기 전에는
국냄비는 그냥 취사도구일 뿐이지만,
깨우침의 눈으로 국냄비를 바라보게 되면
거기서 우주의 신비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297 2009-01-19 그대가 비어 있지 않은데 3177
296 2004-08-24 그대 안의 뿌리 2195
295 2004-07-05 그녀는 몸이 하나다 2334
294 2008-12-24 그가 있기에 2775
293 2003-09-12 그 힘을 주시옵소서 1999
292 2010-06-24 그 때 그 6월의 전쟁은 4806
291 2009-09-11 그 다음엔? 3410
290 2005-12-14 귤은 나의 신부 2788
289 2005-05-18 규칙, 그 본연의 자세 2533
288 2005-02-17 귀한 보물은 길거리에서 팔지 않는다 2530
287 2005-10-29 귀족 2588
286 2009-04-30 귀의 3408
285 2006-03-16 권태로부터 벗어나려면 2932
284 2011-02-08 권태 4837
283 2005-08-30 궁금증 2563
282 2005-06-04 굽은 소나무 3374
281 2004-09-24 국화차 2301
280 2010-11-22 국화 4257
279 2006-03-03 국왕과 교장 3153
» 2008-09-10 국냄비에 대한 명상 340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