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자네 몸이 편하면 되지"

by 마을지기 posted May 30, 2005
Extra Form
보일날 2008-10-29
출처 정병헌 이지영 편, 《우리 선비들은 사랑과 우정을 어떻게 나누었을까》(사군자, 2005), 65쪽
책본문 졍녜(곽주의 딸 이름)는 어찌 있는고. 더욱 잊지 못하여 하네. 비록 딸을 또 낳아도 절대로 마음에 서운히 여기지 마소. 자네 몸이 편하면 되지, 아들은 관계치 아니하여 하네. 장모께는 종이가 없어서 안부도 못 아뢰오니 이런 까닭을 여쭙고, 아이 낳기를 시작하면 사람을 즉시 시켜 보낼 일을 좀 아뢰소. 면화는 아기씨가 (저울로) 달아서 봉하여 보내네.

나는 요사이 내내 머리가 아파 누웠다가 어제부터 성하여 있네. 걱정 마소. 면화는 일곱 근 여덟 냥, 실겻(실타래)은 두 근 넉 냥이라 하네. *소용도 보내네. 바빠 이만. 즉일. 가서(家書).

*소용: 참기름 따위를 담아 두는 갸름하고 조그마한 병.
17세기 초에 경상도 현풍의 소례 마을에서
가솔들을 거느리고 살았던 곽주라는 사람이,
출산을 앞두고 친정에 가 있는 아내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입니다.

경상도 남자들이 무뚝뚝하다고 하지만,
그것은 요즘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그 옛날 조선시대의 경상도 양반도
이렇게 아내를 끔찍하게 생각했으니….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1157 2009-05-18 당신이 익힌 일에 전념하라! 3316
1156 2009-11-13 당연한 것에 대한 감사 2974
1155 2008-09-03 당연히 노여워해야 할 일에 대해서 3275
1154 2006-07-01 대가를 치렀나요? 13352
1153 2004-10-26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며 도와주기 1895
1152 2006-03-20 대마도에 잡혀와서(對馬島述懷) 3012
1151 2003-11-05 대언(大言)과 소언(小言) 2198
1150 2005-01-22 대인의 풍모 2862
1149 2008-02-11 대통령의 초대를 거절한 사람 3272
1148 2008-06-23 대화 연습 3244
1147 2007-11-27 대화가 없었던 그녀 2851
1146 2004-09-16 대화의 규칙 제 1조 2472
1145 2005-09-29 더 가지면 더 행복할까? 3144
1144 2005-01-03 더 많이 변할수록 더 같은 것이다 2815
1143 2007-12-03 더 빨리 더 많이 3371
1142 2011-04-18 더 큰 만족 5761
1141 2005-11-19 덕 앞에 굴복하다 2803
1140 2007-11-23 덤덤하게 살아가라 3396
1139 2010-11-03 도(道)를 이룬 사람 4702
1138 2008-03-03 도둑과 참 스승 331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