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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에 대하여

by 마을지기 posted Oct 2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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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8-11-27
출처 마사 베크(박영원 역), 《여유의 기술》(도서출판열림원, 2005), 202-203쪽
책본문 피터는 언제나 여자에게 차이기 일쑤였다. 그래서 그가 그의 이상형인 에어로빅 강사 에밀리를 만났을 때 우리는 매우 흥분했다. 그들은 멋진 데이트를 했고, 관계도 진전되어 가는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에밀리가 다음날 저녁에 있을 데이트를 취소해야 한다는 전화를 해왔다. 삼촌이 돌아가셔서 시골에 가야 했기 때문이다. 피터는 말했다.

“삼촌이 돌아가셨다고? 사실 뻔한 거잖아, 그렇지 않아?”

“음, 그렇지. 삼촌이 돌아가셨으니 어쩔 수 없이 장례식에 가야겠지.”

그러자 갑자기 피터는 비웃듯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그게 아니라고…. 내 머리 때문에 날 만나기 싫은 거라고. 에밀리가 내 머리털이 빠지고 있다는 걸 눈치 챈 거야.”

그는 확신에 찬 얼굴로 다시는 그녀에게 연락을 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피터의 말을 듣고 나는 한동안 정신없이 껄껄 웃어 대었다. 나는 피터에게 그 계획을 잠시 보류하고 확인을 해보자고 설득했다. 그리고 에밀리의 삼촌이 살고 있는 지역신문을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에밀리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의 부고문이 신문에 나와 있었다. 장례식 일자도 에밀리가 말했던 그 날이 맞았다. 이렇게 해서 피터와 에밀리의 관계는 원래대로 돌아왔다. 하지만 불행히도 피터의 경우처럼 사실을 쉽게 증명할 수 있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한번 사람을 의심하게 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의심이 이어집니다.
그런 때는 상대가 알아차리지 못하게
사실 확인을 해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을 해본 결과,
그 사람의 말이 사실이 아니라고 한들,
그 사람에게 따질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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