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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by 마을지기 posted May 0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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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8-12-29
출처 조정래, 《태백산맥 7》(한길사, 1988), 139쪽
책본문 고구마는 쑥떡 개떡과 함께 가난한 사람들의 목숨줄을 이어주는 농가음식이었다. 가난한 사람들은 양식이 떨어지는 겨울 막바지에 이르면 어른 아이 할것없이 고구마 한 개씩으로 하루살이를 해냈다. '고흥놈들 고구마똥'이라는 말이 있었다. 섬이나 다름없는 고흥은 밭이 태반인데다 땅이 거칠어 생명력이 강한 고구마농사가 자연히 성행했다. 세 끼를 고구마만 먹다 보면 그 똥도 '고구마똥'이 될 수밖에 없었다. 곡식 없이 겨울나기를 해야 하는 고달픈 삶을 일컫는 말이었다.
예전 어릴 때 친구 집에 가면
방안 가득 고구마가 쌓여 있었습니다.
"얘는 이런 맛있는 걸 매일 먹어?" 하면서
참 부러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그 친구네 고구마는 고구마가 아니라
'겨울 양식'이었던 셈입니다.
겨울 양식으로 '밥'을 먹었던 내가 미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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