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마부를 풀어 주시오!"

by 마을지기 posted Feb 14, 2009
Extra Form
보일날 2009-02-16
출처 풍몽룡(홍성민 역), 《지경(智經)》(청림출판, 2003), 308쪽
책본문 제나라 경공이 준마 네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마부가 말들을 죽였다. 경공이 크게 화를 내며 손수 창을 들고 마부를 죽여 버리겠다고 나섰다. 안영이 경공을 말리며 말했다.

“지금 이렇게 마부를 죽이신다면, 그 사람은 자기가 무얼 잘못했는지 모를 것입니다. 신이 우선 마부에게 죄가 무엇인지 하나하나 지적해 주겠습니다.”

경공이 분을 가라앉히며 그렇게 하라고 허락했다.

안영이 창을 들고 마부가 있는 곳으로 가서 말했다.

“너는 전하의 말을 잘 길러야 하는데 오히려 말들을 다 죽였다. 이것이 너의 첫 번째 죽을죄이다. 너는 전하께서 말 때문에 마부를 죽이게 만들었다. 이것이 너의 두 번째 죽을죄이다. 너는 전하께서 말 때문에 마부를 죽였다는 소문이 사방의 제후들에게 다 퍼지도록 만들었다. 이것이 너의 세 번째 죽을죄이다.”

안영이 말을 끝내자, 옆에서 듣고 있던 경공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선생, 마부를 풀어 주시오. 나의 어진 성품에 해가 되겠소.”
만일 안영이, 왕의 명령만 받을어
그를 죽게 그냥 놓아두었더라면
마부도 한을 품은 채 죽었을 것이고
왕도 포악한 사람이라는 평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안영은 참 지혜로운 사림이었습니다.
그 지혜로 왕도 살리고 마부도 살렸습니다.
마부가 죽었더라도 별 문제가 없었을지 모르지만
한 사람의 지혜가 세상을 편하게 해주었습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1237 2006-01-27 내가 그에게서 사랑을 느끼는 것은 3429
1236 2005-01-10 내가 남긴 발자국 2888
1235 2008-12-19 내가 설정한 나의 이미지는? 2869
1234 2011-03-02 내가 좋아하는 선생님 4897
1233 2004-12-15 내가 죽고 그대 살아 2568
1232 2005-09-24 내리막길의 기도 7242
1231 2005-03-11 내세 2645
1230 2003-09-03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아라 2141
1229 2008-02-05 내일을 위한 에너지 3503
1228 2008-03-06 내전은 양편 모두에게 나쁘다 3464
1227 2007-04-23 너 자신을 부끄러워하라! 3851
1226 2009-09-07 너그럽게 대하라! 3220
1225 2005-05-21 너무 많은 것들 3213
1224 2007-12-17 넓은 마음 2783
1223 2008-04-10 네 믿음이 3107
1222 2008-06-24 넥타이 3336
1221 2009-01-15 노년의 한계 3173
1220 2004-07-30 노래 2310
1219 2009-03-06 노력한 만큼의 결실 3470
1218 2005-07-16 노예를 경멸하자 294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