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그분이 홀로서 가듯

by 마을지기 posted Apr 01, 2006
Extra Form
보일날 2009-02-17
출처 구상, 《홀로와 더불어》(황금북, 2002), 54-55쪽
책본문 홀로서 가야만 한다.
저 2천년 전 로마의 지배 아래
사두가이와 바리사이들의 수모를 받으며
그분이 홀로서 가듯
나 또한 홀로서 가야만 한다.

악의 무성한 꽃밭 속에서
진리가 귀찮고 슬프더라도
나 혼자의 무력(無力)에 지치고
번번이 패배의 쓴잔을 마시더라도
백성들의 비웃음과 돌팔매를 맞으며
그분이 십자가의 길을 홀로서 가듯
나 또한 홀로서 가야만 한다.

정의(正義)는 마침내 이기고 영원한 것이요,
달게 받는 고통은 값진 것이요,
우리의 바람과 사랑이 헛되지 않음을 믿고서

아무런 영웅적 기색도 없이
아니, 볼꼴 없고 병신스런 모습을 하고
그분이 부활(復活)의 길을 홀로서 가듯
나 또한 홀로서 가야만 한다.

구상, 〈그분이 홀로서 가듯〉 전문.
사용처 1. 20060416 구미안디옥교회 부활절 새벽예배.
"악의 무성한 꽃밭 속에서
진리가 귀찮고 슬프더라도
나 혼자의 무력(無力)에 지치고
번번이 패배의 쓴잔을 마시더라도…."

정의의 길은 가는 사람이 적습니다.
너무나 좁고 험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길을 가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는 한 '우리'는 건강합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1037 2005-08-02 솔직한 고백 2628
1036 2005-08-03 죽느냐 사느냐 3020
1035 2005-08-04 병을 고치려면 2619
1034 2005-08-05 저절로 생겨났지 2689
1033 2005-08-06 비둘기장과 까치집 3004
1032 2005-08-08 만족할 줄을 알아라 2935
1031 2005-08-09 촛불 2775
1030 2005-08-10 어머니의 새벽 나들이 2755
1029 2005-08-11 자본주의 경제의 속성 2520
1028 2005-08-12 가장 큰 선물 2698
1027 2005-08-13 작은 솔씨가 푸른 소나무 되네 3165
1026 2005-08-16 서울 2751
1025 2005-08-17 풀쐐기의 설교 2602
1024 2005-08-18 상놈 2760
1023 2005-08-19 말끔히 씻으리라 2531
1022 2005-08-20 선비와 여자 2873
1021 2005-08-22 극락에도 술이 있는가 2651
1020 2005-08-23 출산을 앞둔 부인께 2439
1019 2005-08-24 죽은 자는 죽은 것이 아니다 2406
1018 2005-08-25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라 254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