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빛이다. 그렇지?”

by 마을지기 posted Feb 13, 2009
Extra Form
보일날 2009-02-23
출처 김동건, 《빛, 색깔, 공기》(대한기독교서회, 2002), 168-169쪽
책본문 아버지는 ‘약간’ 고개를 창 쪽으로 들더니, 창문을 열라고 하셨다. 아버지 방의 창문은 이중 유리였는데, 안쪽의 유리는 반투명유리였다. 가족들은 창 쪽 도로에서 소음이 심했기 때문에 대체로 창문을 닫아 두었다.

창문을 열자 늦은 오후의 햇살이 가늘게 들어왔다.

아버지는 최근 1개월 이상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누워만 계셨다. 아버지가 창문을 열라고 하신 이유는 햇빛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햇볕을 직접 느끼고 싶었던 것이다. 오늘의 햇빛은 ‘그냥’ 햇빛이었다. 그것은 장엄한 노을도 아니었고 신비로운 모양의 석양도 아니었다. 옅은 햇빛, 나에게는 아무런 감동도 주지 못하는 보통의 햇빛이었다. 그러나 이 햇살이 아버지의 얼굴에 부딪히자 아버지는 희미하게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어때! 빛이다. 그렇지?”
저자 김동건 교수의 아버님 김치영 목사님은
연로하신 때에 암에 걸려 돌아가셨지만,
임종 직전까지 그의 의식은 또렷했고,
그의 정신은 그 누구보다도 맑았다고 합니다.

아무런 감동도 없이 덤덤하게
우리가 거의 날마다 보는 햇빛이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엄청나게 고마운 것입니다.
마음을 바꾸면 우리에게도 그렇게 다가옵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457 2009-09-11 그 다음엔? 3410
456 2008-01-08 우물물의 기적 3411
455 2009-06-08 말만 잘 간직하고 있으면 3411
454 2009-07-07 "어느 것을 갖겠느냐?" 3413
453 2007-11-21 직감하는 위기는 위기가 아니다 3414
452 2004-09-25 자연이 주는 선물을 받으라 3415
451 2006-12-26 질문은 더 나은 사고를 자극한다 3417
450 2009-02-19 최선의 복수 3418
449 2008-01-23 세계 경제를 받치고 있는 것들 3419
448 2008-05-09 논밭농사, 텃밭농사 3419
447 2009-04-07 제비꽃 3419
446 2009-03-11 ‘부러진 날개’ 전략 3421
445 2009-03-27 평온을 찾아라! 3422
444 2008-02-20 시간의 흐름을 감사하자 3423
443 2004-11-03 세 시간 수면법 3424
442 2009-07-22 "칼은 속수무책이었다!" 3426
441 2009-11-02 "꼬마야, 내 딸아!" 3426
440 2006-01-27 내가 그에게서 사랑을 느끼는 것은 3429
439 2008-07-25 검증 3429
438 2009-02-12 창의력 342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