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by 마을지기 posted Dec 17, 2008
Extra Form
보일날 2009-04-10
출처 알퐁스 도데(정봉구 역), 《별, 마지막 수업》(범우사, 2001), 116-117쪽
책본문 낮에는 생물들의 생활이 있다. 그러나 밤에는 사물들의 생활이 있다. 그런 것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은 그것이 공포가 된다…. 그래서 우리 아가씨도 몸을 덜덜 떨면서 바스락 소리만 나도 내게로 바짝 다가앉았다. 한번은, 훨씬 아래편의 번쩍거리고 있는 연못으로부터 애조 띤 긴 외침 소리가 물결을 타고 파도치듯 우리들이 있는 곳까지 울려 왔다. 바로 그 순간에 한 아름다운 유성이 우리들의 머리 위를 미끄러지듯 지나갔다. 마치 우리가 그때 막 들은 그 탄성(*灘聲)의 소리가 빛과 함께 지나가는 것만 같았다.

"저건 뭐지?" 하고 스테파네트는 낮은 목소리로 나에게 물었다.

"천국으로 들어가는 영혼입니다. 주인 아가씨" 하고 대답하며 나는 십자가를 그었다.

그녀도 역시 십자가를 그었다. 그러고는 한동안 머리를 젖히고 열심히 생각하였다. 그녀는 나에게 말하였다.

"당신네들 목동들은 모두 다 마술사라고 하는 얘긴 정말인가요?"

"터무니없는 소리죠, 아가씨.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별들과 더 가까이 살고 있으니까, 들에 사는 사람들보다는 우리가 더 하늘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잘 압니다."

그녀는 여전히 한 손으로 턱을 괴고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마치 천상의 꼬마 양치기처럼 염소 가죽으로 몸을 두르고….

― 알퐁스 도데의 〈별〉의 일부.
유성이 젊은 처녀총각의 머리 위를
미끄러지듯 지나갈 때, 마침 탄성(灘聲), 곧
여울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빛과 소리가 어울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순간만은 하늘에 가까이 사는 목동과
하늘에서 멀리 사는 스테파네트 아가씨가,
마음과 영혼이 어우러지는 순간입니다.
하늘의 별이 두 사람을 하나로 만들었습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1677 2003-08-01 선(善)을 이루는 일 2120
1676 2003-08-02 둘 다 1927
1675 2003-08-03 학자 1928
1674 2003-08-04 유대 학문의 전체 2040
1673 2003-08-05 자식 가르치기 2003
1672 2003-08-06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2055
1671 2003-08-07 헛되이 보낸 시간이란 2051
1670 2003-08-08 행복은 언제나 불행과 함께 온다 2040
1669 2003-08-09 참을성을 잃는 것과 돈을 잃는 것 2046
1668 2003-08-10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1908
1667 2003-08-11 세 친구 1960
1666 2003-08-12 분노의 감정 관찰하기 1792
1665 2003-08-13 학교란 1890
1664 2003-08-14 결점 1837
1663 2003-08-15 인생의 일곱 단계 1886
1662 2003-08-16 유일한 승리 1822
1661 2003-08-17 세계의 여론을 신뢰하지 않는다 1700
1660 2003-08-18 초저녁 1807
1659 2003-08-19 작별인사 1790
1658 2003-08-20 허술한 지붕에서 비가 샌다 183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