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애인(愛人)

by 마을지기 posted Jan 20, 2009
Extra Form
보일날 2009-04-23
출처 오강남, 《움겨쥔 손을 펴라》((주)위즈덤하우스, 2008), 140-11쪽
책본문 현대 중국말로 남편이나 아내를 서로 '애인'(愛人, Ai Ren, 아이 런)이라고 한다. 부부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재미있는 대조다. 한국말의 경우, '애인'이란 결혼 관계에 있지 않으면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

한국 부부들은 왜 서로를 '사랑하는 이'로 생각하지 못할까? 분명 깊은 뜻이 있을 터. 사실 가만히 따져보면 '사랑한다'고 하는 것은 아직도 상대방을 대상으로, 목적어로 의식할 때만 가능한 말이라는 것이 분명해진다. 아직 나와 너, 주체와 객체가 분리되어 있는 상태다. 너와 내가 그대로 하나가 된 완전 합일의 경지에서는 사랑이나 미움의 대상이 따로 없기 때문에 사랑이나 미움이라고 하는 것이 끼어들 틈이 없다. 자기 남편이나 부인을 사랑하는 이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처럼 '그대와 내가' 서로 사랑할 대상으로 떨어져 있는 이원적 세계를 초월해서 일심동체가 되어 있다는 뜻일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옛날부터
'우리'라는 말을 쓰기를 좋아했습니다.
'우리 집' '우리 학교' '우리 동네'
심지어 아내도 '우리 집 사람'입니다.

이것은 '나'와 '네'가 따로 떨어져 있지 않고
하나라고 하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좀 큰 우리인 '마을'과, 더 큰 우리인
'하늘'까지 품을 수 있는 심성을 가졌습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1277 2009-09-29 전쟁에 쓸 수 있는 말 3488
1276 2009-11-06 첫 단추 3487
1275 2008-03-10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는 용기 3487
1274 2007-12-06 “아직 나는 행복하다!” 3487
1273 2006-05-03 모국어가 국어이고 공용어인 나라 3487
1272 2009-02-20 말 속의 뜻 3486
1271 2005-12-03 인생은 무엇인가? 3485
1270 2009-02-04 이 지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3478
1269 2009-03-19 개도 제 밥통 차면 주인을 문다 3477
1268 2008-09-08 별을 보며 다짐한 것 3475
1267 2009-09-15 회를 먹을 때 3472
1266 2006-06-01 고백성사 3472
1265 2009-04-14 이미 받았다고 믿어야 한다! 3471
1264 2009-04-08 가르치기와 배우기 3471
1263 2009-05-28 선약 3470
1262 2009-03-06 노력한 만큼의 결실 3470
1261 2009-08-21 어지간하면 들어주자! 3469
1260 2008-03-06 내전은 양편 모두에게 나쁘다 3464
1259 2009-02-09 "걷고 싶다!" 3461
1258 2009-07-09 길들인 신이 발 편하다 345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