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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
2009-06-03 |
출처 |
한수산, 《먼 그날 같은 오늘》(나남출판, 1994), 355쪽 |
책본문 |
이 세상의 여러 가지 죽음 가운데는 아주 특이한 죽음이 둘 있다고. 자살과 순교가 그것이지.
이 죽음에 공통점이 있다면, 자기 의지로 죽는다는 거란다. 병도 사고도 전쟁도 인간을 자기 의사로 죽게 하지는 않아. 죽음이 찾아와서 그렇게 실려가는 거란다. 저 무한의 폐허 속으로, 아무도 그 세계가 어떤 곳인지를 아직은 모르는 그곳으로.
그러나 둘 다 자기의사로 선택하는 죽음이기는 한데 자살과 순교는 또 그렇게 다를 수가 없단다. 자살자는 자기만 생각해. 그의 죽음에는 자기 이외의 것은 아무것도 없어. 나 아닌 다른 것이 그에게는 없다는 뜻이지. 그런데 순교자에게는 내가 없어. 그는 나 아닌 다른 것만을 생각해. 그에게는 내가 없는 거야. 한쪽은 남이 없고, 한쪽은 내가 없는 죽음이라는 말이다.
― 〈사막에서 쓴 편지〉에서. |
사용처 |
1. 20080414 일 구미안디옥교회 주일예배. |
나라를 위해서 죽으면 순국,
종교를 위해서 죽으면 순교,
일을 위해서 죽으면 순직이라 하지만,
자신만을 위해서 죽는 것은 자살이라 합니다.
그러나 자살은 자살이되
순국의 의미를 가지는 것도 있습니다.
조선말 민영환의 죽음은 형식은 자살이었지만,
내용은 일본에 항거하는 순국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