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서울로 올라간 수군

by 마을지기 posted Jun 01, 2009
Extra Form
보일날 2009-06-09
출처 김훈, 《칼의 노래 2》((주)생각의 나무, 2001), 25-26쪽
책본문 당진에 도착한 명의 수군이 남해로 오지 않고, 한강을 거슬러올라가 서울로 들어간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 명의 수군은 동작나루까지 마중 나온 조선 임금으로부터 통곡을 앞세운 애끓는 환영을 받았다. 그때 동작나루에서 명 수군 총병관 진린은 조선의 하급 관리 몇 명을 붙잡아 목에 노끈을 묶어서 끌고 다녔다. 피투성이가 된 조선 관리는 네 굽으로 기면서 개처럼 끌려다녔다. 임금은 외면했다. 조선 중신들이 역관을 보내 만류했으나 진린은 듣지 않았다. 그 하급 관리는 마포나루에 파견된 영접 실무자였는데, 진린이 나루에서 뭍으로 오를 때 신발이 물에 젖었다는 것이었다.

영접 행사가 끝나고 다시 한강을 따라 내려온 명의 수군은 강화도로 들어갔다. 그해 봄이 가고 여름이 다 가도록 명의 수군은 강화에서 나오지 않았다.
충무공 이순신의 기록에 따르면
조선을 도우려고 명나라에서 온 군대는
왜적과 싸울 생각은 하지 않고,
온갖 민폐만 끼쳤던 것 같습니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우방의 군대가 우리나라에 와서
목숨 걸고 싸워 주리라고 생각하는
순진한 사람들이 아직도 있습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1677 2003-12-15 진실로 이기려는 사람은 1467
1676 2003-11-18 세상 사람들의 이목 1638
1675 2003-12-30 미움에서 풀려나려면 1645
1674 2003-10-24 제자리 지키기 1653
1673 2003-12-27 산고의 의미 1658
1672 2003-10-14 수레바퀴 1659
1671 2003-12-28 그러면 헛되이 산 날이 아니다 1688
1670 2003-12-13 살아야 하니까 1694
1669 2003-11-30 어린이의 자는 얼굴 1697
1668 2003-08-17 세계의 여론을 신뢰하지 않는다 1700
1667 2003-12-20 누가 나설 것인가? 1701
1666 2003-12-25 품 안에 계시는 아이 1705
1665 2004-02-24 말없이 있어도 지루하지 않은 사람 1713
1664 2003-11-20 현재를 살아가는 일 1732
1663 2003-10-25 승패를 모두 버린 사람은 1733
1662 2003-11-17 목숨을 바친다는 것 1749
1661 2003-11-23 케이크를 여러 조각으로 나누는 까닭 1749
1660 2003-12-26 크게 쓰는 사람과 작게 쓰는 사람 1749
1659 2004-03-10 꿈을 이루는 사람 1763
1658 2003-11-25 완전한 기계 176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