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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便)과 분(糞)

by 마을지기 posted Aug 0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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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9-06-19
출처 나상만, 《혼자뜨는 달 3》(도서출판 다나, 1994), 115쪽
책본문 "혜경씨, 변과 분을 구분할 수 있어요?"

"변은 오줌과 똥의 독립적 의미와 포함하는 의미를 나타내고 분은 단순한 똥만을 의미하니?"

영란이 아는 척하면서 물었다. 혜경이도 웃으면서 긍정하는 눈치였다.

"거기까진 상식이잖아."

"학문이 높은 너와 학문이 낮은 우리가 다르잖니."

"학술적으로 말해서 변은 막 배설된 똥이고 분은 오래된 똥이야. 개가 먹는 똥은 변이고 개가 먹지 않는 썩은 똥이 분이지."

"쉽게 말해서 제주도의 돼지나 똥개의 먹이로 이용할 수 있는 똥이 변이고 거름으로 사용하는 똥이 분이라는 거지?"

"하나를 가르치면 둘을 알아요! 그래서 화장실을 분소라고 하지 않고 변소라고 하지. 배설하는 장소의 의미로."

"하지만 시골 변소는 분소의 기능도 있잖아요."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똥'이란 말을
안 좋은 물건의 상징처럼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똥처럼 요긴한 것도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거룩한' 물건입니다.

똥이 거름이 되어 식물의 영양소가 되고,
그 식물이 다시 사람의 영양소가 되니,
똥은 오물이 아니라 밥의 재료이고,
순환의 진리를 가르쳐주는 선생님입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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