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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
2009-10-26 |
출처 |
정동주, 《소나무》(기획출판 거름, 2000), 162쪽 |
책본문 |
잔솔밭 언덕 아래 굴죽 같은 고래실을
밤마다 쟁기 매어 씨던지고 물을 주니
두어라 자기 매득이니 타인병작(他人竝作) 못하리라
쉽게 풀이하자면 이렇습니다.
잔솔밭이 있는 언덕 아래 썩 기름지고 좋은 논을 얻어서, 밤마다 쟁기를 메고 가서 씨를 뿌리고 물을 주니 그 즐거움이 얼마나 큰가. 이 논은 본시 내 힘으로 사서 얻은 것이니 결코 다른 사람과 같이 농사를 짓고 수확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얼른 보기에는 농사짓는 일을 읊은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읽어 보면 사정은 전허 엉뚱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시는 소나무의 이미지를 빌려 끈적끈적한 에로티시즘을 은유하고 있거든요.
'잔솔밭'은 여성 거웃의 은유입니다. 잔솔밭 아래 기름지고 좋은 논이란 무엇이겠습니까? 여성의 성기를 일컫습니다. 그리고 '밤마다 쟁기를 메고 가서 씨를 던지고 물을 주니'에서 '쟁기'는 남성의 성기를 말합니다. '씨를 던지고 물을 주니'는 섹스를 가리키고요. '두어라 자기 매득이니 타인병작 못하리라'는 '내 여자(아내)를 어찌 다른 사내와 함께 사랑할 수 있겠느냐'라고 하는 다분히 문란한 성생활에 대한 풍자입니다. |
사용처 |
1. 20050528 성경메모(잠언 5:15-17). |
정동주 님의 책에 나오는 시조인데,
작자가 누구인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며
꽤 애송됐던 노래였던 것 같습니다.
애써서 얻은 논에다가 자기가 농사를 짓는 것,
월급을 남에게 빼앗기지 않고 자기가 쓰는 것,
남의 손 타지 않는 아내와 함께 사는 것,
평범한 일인 것 같지만 크나큰 행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