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남을 돕는다는 것

by 마을지기 posted Apr 10, 2009
Extra Form
보일날 2009-11-12
출처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돌베개, 2008), 325쪽
책본문 남을 도울 힘이 없으면서 남의 고충[苦情]을 듣는다는 것은 매우 마음 아픈 일입니다. 그것은 단지 마음 아픔에 그치지 않고 무슨 경우에 어긋난 일을 하고 있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도운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임을 모르지 않습니다만, 빈손으로 앉아 다만 귀를 크게 갖는다는 것이 과연 비를 함께 하는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그에게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는지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슬플 때 함께 우울해 줄 수 있는 사람,
기쁠 때 함께 신을 내 줄 수 있는 사람,
원통할 때 함께 화를 내 줄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람이 있을 때 우리는 외롭지 않습니다.

어려운 사정을 지금 해결할 수 없는 것도
큰 아픔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우리가 겪는 고충 자체보다는, '외로움'을
겪는 것이 사실은 더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417 2009-12-08 남자가 무시한다면? 4618
416 2008-10-15 남자가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 3200
415 2005-09-15 남이 해코지해도 2910
414 2003-09-19 남의 죄를 밝히고자 하는 사람은 1985
413 2010-01-13 남을 속인 줄 알았는데… 4335
412 2010-10-06 남을 설득한다는 것 4949
411 2010-11-19 남을 사랑한다는 것은 4543
» 2009-11-12 남을 돕는다는 것 2861
409 2006-01-24 남을 도울 때는 3206
408 2005-07-05 남산 위의 저 소나무 2786
407 2005-06-20 날마다 두 발로 2696
406 2004-02-23 날개가 있는 것은 네 다리가 없다 2275
405 2005-03-26 낙화 2920
404 2008-07-14 낙타의 콧구멍 3459
403 2009-07-23 낙타의 지혜 3342
402 2007-12-28 낙천주의자 3264
401 2009-05-21 나이테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 3185
400 2005-04-06 나의 축복이 그 때문 2397
399 2009-06-12 나의 실수, 남의 실수 3690
398 2004-04-27 나의 소원 227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