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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보

by 마을지기 posted Feb 0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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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9-12-29
출처 김후란(金后蘭), 《오늘 만나는 우리들의 영혼은》(강성출판(降盛出版), 1985), 254-255쪽
책본문 바느질을 하다가 남은 헝겊 조각을 이리저리 잇대어 꿰매어 만든 보가 ‘조각보’이다. ‘비단 조각보’는 바느질 그릇을 덮는 게 되고 칼칼한 삼베나 모시 조각보는 밥상보가 되곤 했다.

그것들은 모양과 빛깔을 재치 있게 배치함으로써 미적 감각을 살린 훌륭한 생활용품이 되었고, 이음매는 되박음질을 해서 꼼꼼한 바느질 솜씨의 평가 기준이 되었던 것이다.

대체로 옛날에는 시집살이에서 제 옷을 새로 장만하기가 어렵던 터여서, 철따라 갈아입을 옷가지가 혼수의 주축을 이루었는데 그중에는 솜씨껏 만들어간 ‘조각보’가 시어머니나 친척들의 관심의 초점이 되곤 했다고 한다. 그것으로 친정의 규모 있는 알뜰한 가풍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때문이었다.
옛날에는 어느 집에를 가든
조각보 하나씩은 다 볼 수 있었습니다.
요즘 식으로 표현하자면 '재활용'인 셈인데,
거기에도 감각과 재치가 필요했습니다.

올해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자투리 시간'만 남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감각과 재치를 최대한 발휘하여
남은 시간을 '작품'으로 만들면 좋겠습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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