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좋은 것과 나쁜 것

by 마을지기 posted Nov 02, 2005
Extra Form
보일날 2010-01-05
출처 서정인, 《모구실》((주)현대문학, 2005), 353쪽
책본문 “세상에 어떤 물건도 항상 좋거나 항상 나쁘지 않다. 어떤 물건을 다 좋다거나 다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잘못이다. 모든 물건은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악마가 누구냐? 그는 천사장이었다. 누가 하나 죄를 지으면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싹수가 노랬고, 누가 살신성인하면 그는 어쩐지 어렸을 때부터 남달랐다. 우리나라 대중매체는 권선징악의 사명감에 눈이 어두워서 사실이 안 보인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미담에 눈물 흘리고, 추문에 분개한다. 순진하다. 그런 사람들의 비위를 잘 맞춘 보도꾼들은 언론사에 머물지 않고 장차 국회로 진출한다. 사실은 애국보다 더 귀중하다. 그들에게는 안 그렇다. 그들은 사실을 만든다. 그들이 만드는 물건이 대단할 리가 없다. 그들은 악을 한 군데다가 가두고, 선을 딴 군데에다 모은다. 그리고 사람들더러 어는 곳은 가지 말고 딴 곳으로 가라고 나발을 분다. 그들에게는 고함소리의 크기가 중요하지, 이곳 저곳의 정체는 한번 결단이 났으면, 그리고 그것이 많은 사람들한테 받아들여졌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들은 아마 악은 땅속에 있고, 선은 하늘에 있다고 믿는다. 적어도 그만큼 서로 멀리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악의 편재성, 악과 선의 인접성을 싫어한다. 악은 어디에나 있다. 우리들 아주 가까이 있다. 악마는 유능하고 잘생겼다.”
남 속여서 이득 얻는 노련한 사기꾼 치고
얼굴이 못난 사람은 없다고 합니다.
사람이 사기를 당할 때는 언제나 사기꾼처럼
생기지 않은 사람에게 당하는 법입니다.

악마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잘 생기고 똑똑하고 유능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언제나 사람의 외형보다는
내심을 파악하는 데 더 신경을 써야 하겠습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257 2009-12-09 때로는 시간을 낭비해 보라 4238
256 2009-12-10 나는 악마에게 이렇게 말한다! 3841
255 2009-12-11 서로 다른 종소리 4085
254 2009-12-14 법이 요란할수록 도둑이 많다! 3889
253 2009-12-15 이불 3969
252 2009-12-16 김칫독 4060
251 2009-12-17 여유를 즐겨라! 3926
250 2009-12-18 그리움 하나 3972
249 2009-12-21 존재의 까닭과 깊이 3949
248 2009-12-22 피해의식에 대하여 3930
247 2009-12-23 부처님을 팔지 말라 3802
246 2009-12-24 성탄절의 촛불 4127
245 2009-12-28 무릎 꿇은 자작나무 4191
244 2009-12-29 조각보 4029
243 2009-12-30 소비 침체를 일거에 타파할 복안 3843
242 2009-12-31 당신의 적을 축복하고 찬양하라! 4163
241 2010-01-04 가장 행복한 인간 4288
» 2010-01-05 좋은 것과 나쁜 것 4201
239 2010-01-06 칭찬하는 아내 4477
238 2010-01-07 엄마에게 감사해야 할 날 441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