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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그늘과 빛

by 마을지기 posted Jul 2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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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10-01-19
출처 강유일, 《피아노 소나타 1987》((주)민음사, 2005), 135쪽
책본문 중년은 위험한 시간이다. 중년이라는 그 중도가 무섭다. 그 지점에 이르러 속물이 아닐 수 있는 자는 드물다. 생에 관한 한 이미 아주 노련한 장사꾼이 되어버렸다. 통속이라는 세균 속에서 들큰하도록 잘 썩었다. 순수로 귀환하기에는 너무 늦었고 포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그 무서운 중도의 이름이 중년이다. 그러므로 중년은 안경을 걸치듯 얼굴에 가면을 하나씩 걸쳤다. 죽어도 안면에서 떼어낼 수 없는 그 가면 하나를. 그리하여 그들은 사랑을 원하지만 이미 사랑할 수 없도록 저주받았다. 그들은 듣기 좋게 욕정을 사랑이라고 부르며 그들의 먹이를 찾아다닌다.
중년이 되고 보니 정말 공감이 가는 말입니다만, 이 말을 다음과 같이 바꾸어 보면 어떨까요?

"중년은 절정의 시간이다. 중년이라는 그 중도가 위대하다. 그 지점에 이르러 맛깔스러움이 없는 사람은 드물다. 생에 관한 한 이미 아주 노련한 전문가 되어버렸다. 통속이라는 효소 속에서 적당하도록 잘 익었다. 순수로 귀환할 수도 있고 완숙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그 위대한 중도의 이름이 중년이다. 그러므로 중년은 안경을 걸치듯 얼굴에 가면을 하나씩 걸쳤다. 마음 먹기에 따라서 안면에서 떼어낼 수도 있고 걸치고 있을 수도 있는 그 가면 하나를. 그리하여 그들은 사랑을 원하면 아직도 사랑할 수 있도록 축복받았다. 그들은 욕정을 사랑으로 승화시키며 상대를 배려한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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