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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
2010-03-04 |
출처 |
최인호, 《商道 1》((주)여백미디어, 2000), 268쪽 |
책본문 |
법천이 말하였다.
"어느 날 중국의 선승이었던 반산 스님이 저잣거리에 나갔었다. 그는 시장에서 사람들이 돼지고기를 파는 장면을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었더란다. 이때 한 사람이 도부(到付)에게 다가와 이렇게 말하였다. '돼지고기 한 근을 주십시오.' 그러자 도부가 물어 말하였다. '어느 부위를 드릴까요.' 돼지고기를 사러 온 사람이 대답하였지. '제일 맛이 좋은 최상등의 고기를 주십시오.' 그러자 도부가 웃으면서 돼지고기를 가리키면서 말하였더란다. '손님, 어딘들 최상등품이 아니겠습니까.' 이 말을 들은 반산 스님은 크게 깨우쳐서 마침내 부처가 되셨다. 하기야 어느 고기든 최상등이 아니겠느냐. 부처님이 법당 안에만 계시면 어떻게 하겠느냐. 어느 부위든 다 맛좋은 고기인 것처럼 부처님은 마른 똥박대기 안에도 계시지 않겠느냐. […]" |
안심, 등심, 앞다리살, 목살, 삼겹살 등
요즘도 돼지고기 값은 부위별로 다릅니다.
그렇다고 해서 삼겹살은 상등상품이고
안심이나 등심이 하등상품인 것은 아닙니다.
값이 다르다고 해서 돼지고기를
상등품과 하등품으로 나누어서는 안 되듯이
월급이나 수입이 다른 것을 기준으로
사람의 등급을 매겨서도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