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제비

by 마을지기 posted Apr 29, 2008
Extra Form
보일날 2010-04-29
출처 조정래, 《태백산맥 5》((주)도서출판 한길사, 1993), 254쪽
책본문 농부들은 제비가 봄 따라 와서 집 주위를 선회하기 시작하면 모두가 자기네들 처마에 집을 짓기 바랐고, 제비가 집을 짓기 시작하면 온식구가 기쁜 웃음을 나누었고, 집을 짓는 동안 진흙이나 지푸라기 같은 것들을 떨어뜨려 마루를 더렵혀도 누구 하나 얼굴 찡그림 없이 오히려 "어쩌끄나, 심드는디 또 헛걸음쳤네웨." 안쓰러워하는 말을 중얼거리며 그런 것을 훔쳐냈다. 제비가 알을 품을 때는 아이들도 큰소리 치지 않고 발소리를 죽였으며, 마침내 새끼들이 털 숭숭한 모습을 드러내게 되면 아이들은 손뼉을 치며 몇 마리인지 세려고 다투어 손가락들을 까딱거렸고, 어른들은 새끼가 많을수록 어미제비의 노고를 치하하는 동시에 고마와했다. 농부들은 제비의 번창을 그해 농사의 풍년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그만큼 해충의 피해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었다.
음력으로 삼월삼짇날이 지나면 강남에서
돌아온 제비를 어디서든 볼 수 있었습니다만,
최근에는 제비 찾아보기가 정말 힘듭니다.
천연기념물 지정이라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비가 많다는 것은 먹이가 많다는 것이고,
그것은 곧 환경이 쾌적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사는 곳은 점차 벌레들도 살기 힘든
곳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재앙입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1677 2003-08-01 선(善)을 이루는 일 2120
1676 2003-08-02 둘 다 1927
1675 2003-08-03 학자 1928
1674 2003-08-04 유대 학문의 전체 2040
1673 2003-08-05 자식 가르치기 2003
1672 2003-08-06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2055
1671 2003-08-07 헛되이 보낸 시간이란 2051
1670 2003-08-08 행복은 언제나 불행과 함께 온다 2038
1669 2003-08-09 참을성을 잃는 것과 돈을 잃는 것 2045
1668 2003-08-10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1908
1667 2003-08-11 세 친구 1960
1666 2003-08-12 분노의 감정 관찰하기 1791
1665 2003-08-13 학교란 1889
1664 2003-08-14 결점 1835
1663 2003-08-15 인생의 일곱 단계 1886
1662 2003-08-16 유일한 승리 1820
1661 2003-08-17 세계의 여론을 신뢰하지 않는다 1700
1660 2003-08-18 초저녁 1806
1659 2003-08-19 작별인사 1790
1658 2003-08-20 허술한 지붕에서 비가 샌다 183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