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글이 씌어지지 않거든…"

by 마을지기 posted Jun 16, 2010
Extra Form
보일날 2010-10-27
출처 이어령(李御寧), 《말》(문학세계사, 1988), 119쪽
책본문 글이 씌어지지 않거든, 거리로 나가시오. 5월에는 가로수마다 신록이 피어나고 있을 것이오. 손가락질을 하듯이 돋아나는 푸른 순들을 보시오. 수직으로 꼿꼿이 올라가는 파란 수액들이, 어디에서 그 많은 힘을 가지고 오는가를. 뿌리의 노동과 이파리의 환희. 그렇소, 당신의 言語도 뿌리와 이파리를 가져야 하오. 글이 씌어지지 않는 시각엔 5월의 가로수를 향해 걸어가시오.
사용처 1. 20130423 전국목회자축구대회 순서지 인사말.
이 글의 배경이 되는 계절을 요즘 같은 가을로 바꾸어보면 어떨까요?

"글이 씌어지지 않거든, 거리로 나가시오. 10월 말에는 가로수마다 단풍이 들고 있을 것이오. 자신을 불태우듯이 붉어지는 잎들을 보시오. 수직으로 꼿꼿이 올라왔던 파란 수액들이, 지금은 어떻게 힘을 쓰기에 그렇게 잎을 물들일 수 있는지를. 뿌리의 노동과 이파리의 환희. 그렇소, 당신의 言語도 뿌리와 이파리를 가져야 하오. 글이 씌어지지 않는 시각엔 10월의 가로수를 향해 걸어가시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1457 2004-03-08 속된 삶과 양심을 지키는 삶 2183
1456 2004-03-09 입을 쓰지 않는다 2245
1455 2004-03-10 꿈을 이루는 사람 1763
1454 2004-03-11 인간이 사는 곳 2265
1453 2004-03-12 싸움에서 인격이 나타납니다 2244
1452 2004-03-13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2227
1451 2004-03-14 함부로 나대는 것, 함부로 뉘우치는 것 2231
1450 2004-03-15 산을 오르며 2254
1449 2004-03-16 라비아의 기도 2228
1448 2004-03-17 당신의 눈동자 속에 담겨져 있는 것 2454
1447 2004-03-18 과거를 모르고 사는 것은 2315
1446 2004-03-19 또 다른 기적 2272
1445 2004-03-20 사랑하니까 2587
1444 2004-03-22 모두 만족시킬 수는 없다 2215
1443 2004-03-23 불명예스러운 명예박사 2184
1442 2004-03-24 가장 소중한 것 2325
1441 2004-03-25 주님께 드리는 두 가지 간청 2162
1440 2004-03-26 고향과 정치 2045
1439 2004-03-27 사랑은 어떻게 오는가 2548
1438 2004-03-29 벗어나 살자 199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