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변화가 없는 것만큼 고역인 것도 없습니다. 계절이 바뀌어서 좋고, 해가 가서 좋고, 시간이 감으로써 잊어버리는 것이 있으니 좋고, 주변의 사람들이 적당히 바뀌니 그것도 좋고…. 그저 행복하고 감사한 일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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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 2010-1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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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어령(李御寧), 《말》(문학세계사, 1988), 285쪽 |
책본문 | 한 해가 그렇게 간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身熱(신열) 속에서 집착하던 모든 것들이 그렇게 가 버린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물처럼, 시간처럼, 언어처럼 한 해가 그렇게 끝없이 증발해 버리고 순환하고 문법의 한 時制(시제) 속에서 動詞變化(동사변화)를 하듯 바뀌어 버린다는 것은 시원스러운 하나의 구제이다. 아무리 탐욕스러운 사람도 이 엄청난 한 해의 시간과 그 의미를 소유하지 못한다는 사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망년회라는 말이 있었던 것처럼 잊어버리는 것으로 끝나 버리는 한 해의 時間(시간)과 말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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