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한 해가 그렇게 간다는 것은"

by 마을지기 posted Jun 17, 2010
Extra Form
보일날 2010-12-01
출처 이어령(李御寧), 《말》(문학세계사, 1988), 285쪽
책본문 한 해가 그렇게 간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身熱(신열) 속에서 집착하던 모든 것들이 그렇게 가 버린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물처럼, 시간처럼, 언어처럼 한 해가 그렇게 끝없이 증발해 버리고 순환하고 문법의 한 時制(시제) 속에서 動詞變化(동사변화)를 하듯 바뀌어 버린다는 것은 시원스러운 하나의 구제이다.

아무리 탐욕스러운 사람도 이 엄청난 한 해의 시간과 그 의미를 소유하지 못한다는 사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망년회라는 말이 있었던 것처럼 잊어버리는 것으로 끝나 버리는 한 해의 時間(시간)과 말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것인가!
사람에게 변화가 없는 것만큼 고역인 것도 없습니다. 계절이 바뀌어서 좋고, 해가 가서 좋고, 시간이 감으로써 잊어버리는 것이 있으니 좋고, 주변의 사람들이 적당히 바뀌니 그것도 좋고…. 그저 행복하고 감사한 일뿐입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1597 2003-08-11 세 친구 1960
1596 2003-08-31 "아침은 원래 안 먹어요" 1963
1595 2004-01-11 사람 대접 1964
1594 2004-10-12 중생을 구하는 일 1966
1593 2003-12-16 이 음식 어디서 왔는가 1967
1592 2004-01-12 친구를 만나면 1968
1591 2003-10-22 복종 1976
1590 2004-01-02 벌레는 맛있는 과일을 알고 있다. 1976
1589 2003-10-13 홀로 가도 외롭지 않은 길 1980
1588 2003-09-19 남의 죄를 밝히고자 하는 사람은 1985
1587 2004-01-18 기도란 우정의 교환입니다 1990
1586 2003-09-27 자신의 무지를 고백할 수 있는 사람 1996
1585 2004-03-29 벗어나 살자 1996
1584 2003-09-12 그 힘을 주시옵소서 1999
1583 2003-08-30 우둔함에 관해서 2000
1582 2004-01-17 생각지도 말고 말도 말아라 2000
1581 2003-08-05 자식 가르치기 2003
1580 2003-12-12 아내 2005
1579 2003-08-27 우리나라에서 살아남는 요령 2008
1578 2004-10-28 지혜롭게 거절하기 200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