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예수와 마리아를 새롭게 만나다

by 마을지기 posted Aug 10, 2010
Extra Form
보일날 2010-12-22
출처 이어령외20인, 《어머니》(자유문학사, 1996), 241쪽
책본문 1976년 3월, 이른바 3.1절 사건으로 나는 감옥에 갇힌 일이 있었다. 며칠 동안 잠도 잘 수 없었던 터에 감옥에 오니 오히려 편안하기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우선 잠부터 청하고 새 생활에 익숙키 위해 신학교의 연장이다 생각하며 모든 것을 잊고 이곳 기숙사 생활에 충실하려고 다짐을 했다. 그리고 물론 힘들었지만 의지적 결단과 믿음으로 이 모든 것을 이겨/ 내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그리고 바깥과는 전혀 소식을 주고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나에게 첫 영치물이 들어왔다. 자그마한 둥근 나무 토막 모양으로 둘둘 말아 끝으로 묶여진 담요였다. 그것은 나의 어머니가 넣어준 것이다. 감옥에서 받은 첫 선물, 나는 그 담요를 풀지 못한 채 그것을 안고 한참 울었다.

쓰라린 아픔의 눈물이었다. 용기와 결심을 다짐하는 그러한 눈물이며 하늘로 솟구치는 의분의 토로인 것이다. 나는 바로 이 순간에 귀중한 체험을 얻었다. 십자가의 예수와 그 아래 서 있던 마리라의 아픔이 바로 이것이었구나, 라고 깨달았다. 이별을 통해 우리는 예수와 마리아를 새롭게 만나 뵌 것이다.

(함세웅)
함세웅 신부의 어머니는, 아들이
신부가 되려 하자 그것을 말리려고
하느님께 기도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들은 신부가 되었습니다.

아들이 신부가 된 뒤에, 어머니는 이제
아들이 그 길에서 벗어나지 않게 해달라고
하느님께 기도를 했다고 합니다.
예수님의 어머니도 그랬을 것 같습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1417 2004-04-24 사랑의 노래 2816
1416 2004-04-26 진짜 불공 2339
1415 2004-04-27 나의 소원 2276
1414 2004-04-28 촌놈일 뿐인데... 2306
1413 2004-04-29 불부터 꺼야 한다 2222
1412 2004-04-30 중상자(重傷者)의 죄 2400
1411 2004-05-01 5월처럼 살게 하옵소서 3238
1410 2004-05-03 오월은 그렇게 서정적으로 오지 않았다 2524
1409 2004-05-04 맛을 안다 2905
1408 2004-05-06 무엇을 희생할 수 있는가 2340
1407 2004-05-07 온전한 정신 2297
1406 2004-05-08 어머니의 건강 2911
1405 2004-05-10 신의 존재 2253
1404 2004-05-11 서로 미소를 지으십시오 2344
1403 2004-05-12 일하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 2365
1402 2004-05-13 값 나가는 사람이 되려면 2401
1401 2004-05-14 보수주의란 2510
1400 2004-05-15 온전히 보시하는 방법 2670
1399 2004-05-17 사랑하는 사람에게 물어보세요 2434
1398 2004-05-18 망월동에서 219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