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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건망증 집안

by 마을지기 posted Mar 2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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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4-03-29
실린날 2001-12-16
출처 들은이야기
원문 ─1─

전화 받다가 엄마가 태워먹은 수많은 냄비들... 또 전화가 온다.

엄마가 실컷 친구들과 얘기를 하던 그 순간, 아차차!

"얘, 잠깐만 기다려. 가스불 끄고 올께."

엄마는 자신의 영민함에 뿌듯해 하며 가스불을 끈다. 그리고 나서 아까 하던 김장 30포기를 마저 한다.

─2─

은행에 간 엄마... 오늘은 거의 완벽하게 준비했다. 통장이랑 도장, 공과금 고지서도 다 갖고 왔다. 이젠 언니한테 송금만 하면 정말 오래간만에 아무 일 없이... 은행에서 볼일을 보게 된다. 은행원 앞에 자랑스런 얼굴로 서 있는 엄마. 은행원도 놀라는 듯한 얼굴이었다.

"송금하시게요? 잘 쓰셨네요. 음, 전화번호를 안 쓰셨네요. 집 전화번호를 써야죠."

결국 엄마는 그날 송금을 못 하고 말았다.

─3─

부창부수라고, 아버지도 만만찮다. 출근하느라 정신없는 아버지. 서류가방 들랴, 차 키 챙기랴, 염색약 뿌리랴, 한바탕 전쟁을 치른 뒤 무사히 출근에 성공한다. 한참을 운전하던 아버지. 뭔가 빠뜨린 것 같아 핸드폰을 꺼내 집으로 전화를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통화가 안 된다. 아버지는 욕을 해대며 다시 걸어보지만 여전히 통화는 되지 않는다.

그날 엄마와 난 하루종일 없어진 TV 리모콘을 찾아 헤매야 했다.

─4─

엄마가 오래간만에 미장원에 갔다. 주인이 엄마를 반긴다.

"정말 오래간만이네요. 그 동안 안녕하셨어요?"

"네, 덕분에... 오늘 중요한 일이 있으니까 머리 손질 좀 빨리 해주시겠어요? 시간이 없으니까 30분 안에 완성해 주세요."

"30분 안에요? 네, 알겠어요."

한참 손질하던 주인이 말했다.

"이왕 오신 거 머리를 마는 게 어때요? 훨씬 보기 좋을 텐데..."

훨씬 보기 좋다는 소리에 솔깃한 엄마.

"그럼 어디 간만에 파마나 해 볼까..."

그렇게 엄마를 머리를 말았다. 꼭 3시간 걸렸다. 머리를 만 채 뿌듯한 마음으로 집으로 온 엄마. 집안의 공기가 썰렁했다.

그 후 엄마는 언니의 결혼식을 비디오로 봐야 했다.
이쯤 되면 온 가족이
잘 어울리는 집안이로군요.
특히 이 댁 어머니...
따님 결혼식 가는 것도 잊고
뭔가에 집중하실 정도면
일을 해도 큰일을 하실 분입니다.^^

이야기마을 웃음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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