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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사람

by 마을지기 posted Mar 0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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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2-07-16
성서출처 누가복음서 22:1-38
성서본문 "... 너희 가운데서 가장 큰 사람은 가장 어린 사람과 같이 되어야 하고, 또 다스리는 사람은 섬기는 사람과 같이 되어야 한다..." (누가 22:26)
오늘은 옛날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리겠습니다. 삼복더위에 엄동설한 이야기입니다.

민자건이란 사람은 어릴 적에 어머니를 여의고 계모 밑에서 자랐습니다. 그 계모는 성질이 포독(暴毒)하여 매일 같이 전처(前妻) 자식인 민자건을 못 살게 굴었습니다. 아버지인 가장은 매우 걱정스럽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들 민자건의 효심은 지극하여, 계모가 시키는 험한 일, 힘드는 일을 마다 않고 무슨 일이든 묵묵히 잘 해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추워서 못살 지경인 것이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아버지가 아들을 가만히 보니 옷을 두툼하게 입었는데도 항상 우들우들 떨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야, 이 놈아, 왜 그리 떨기만 하느냐?"

"글쎄요, 좀 추워서요."

아버지는 측은한 생각이 들어, 아들을 데리고 의원(醫院)에 가 보았으나 몸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습니다.

그러면 '옷이 문제인가?' 하여 옷을 타고 옷솜을 자세히 살펴 보니 갈솜(갈대 꽃에서 나온)이었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옷이 두터워도 추울 수밖에요. 아들을 엄동설한(嚴冬雪寒)에 얼어죽게 하려는 계모의 계획이 탄로가 나버린 것입니다.

남편은 노(努)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후처(後妻)를 불러 놓고 갈솜을 증거로 삼아 내어쫓으려 했습니다.

이 때, 아들이 울면서 아버지에게 말했습니다.

"母在一子寒(모재일자한)이지만 母去三者寒(모거삼자한)이오니, 부디 뜻을 거두어 주옵소서."

그 뜻이,

'어머니께서 집에 계시면 한 아들만 추우면 되지만, 어머니께서 가시면 세 사람이 추위에 떨게 됩니다'

하는 갸륵한 것이었으니, 어찌 목석(木石)인들 감읍(感泣)하지 않겠습니까?

계모는 아들과 남편 앞에 엎드려 사죄하고 그 이후 현모양처(賢母良妻)가 되었더라는 이야기입니다.


비록 자신이 추위에 떨더라도 계모가 집에 있으면 아버지와 계모는 떨지 않아도 되지만, 계모가 집을 나가게 되면 계모는 계모대로 고생을 해야 하고, 남아 있는 아버지와 아들은 주부가 없으니 모두 추위에 떨 수밖에 없다는 아들의 깊은 생각에 온 식구가 감명을 받았습니다.

남을 다스리려는 사람은 이 정도의 넓은 마음은 가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야기마을 생명샘

전대환의 성서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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