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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선물

by 마을지기 posted Jan 2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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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5-01-28
실린날 2001-12-18
출처 들은이야기
원문 ◆ 8월 12일

강원도의 새 집으로 이사왔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공기 좋고, 물 맑고... 태백산맥의 줄기는 위풍당당하다. 광주에서는 눈이 없었지만 이 곳은 눈이 많이 온다는데 빨리 눈이 왔음 좋겠다. 정말 기다려진다...

◆ 10월 14일

이 곳은 정말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곳이다. 나뭇잎들이 전부 울긋불긋하게 바뀌고 있다. 산에 올라가서, 우아한 자태로 노니는 사슴들을 보았다. 너무 예뻐서,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했다. 나에게 이 곳은 천국이다. 난 이 곳을 사랑한다.

◆ 11월 11일

사슴 사냥을 허가하는 기간이 왔다. 이렇게 아름답고 우아한 동물을 잡으려는 사람들을 이해 할 수가 없다. 야만인들 같으니라고... 이제 곧 눈이 온다는데... 빨리 눈이 왔으면...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는 신의 선물... 아! 정말 기다려진다.

◆ 12월 2일

야호~! 간밤에 눈이 새하얗게 왔다. 아침에 눈을 뜨자 온 세상이 하얗게 덮여 있었다. 마치 한 폭의 풍경화 같았다. 저렇게 아름답고 보석 같은 눈을 쓸어내는 사람들을 이해 할 수 없다 제설차가 와서 길을 치우다 우리 집 앞으로 눈이 몰렸다. 그 눈으로 난 눈싸움을 했다. 눈을 몰아준 제설차 아저씨는 정말 친절하고... 고마운 분이시다. 아! 얼마나 낭만적이 곳인가! 이곳을 난 영원히 사랑할 것이다.

◆ 12월 12일

간밤에 눈이 더 왔다. 아름다운 눈이다. 내 마음까지 하얗게 물드는 것 같다. 제설차가 또 집 앞으로, 눈을 몰았다. 집 앞의 눈을 쓸어내느라 좀 피곤하다. 역쉬~ 아름다운 곳이다.

◆ 12월 19일

눈이 더 왔다. 그칠 줄을 모른다. 출근을 할 수가 없다. 오전 내내 삽질하기에 지쳐버렸다. 그 놈의 제설차는 오전 내내 오지 않았다.

◆ 12월 22일

하얀 똥 덩어리가 간밤에 더 쌓였다. 삽질하다가 손에 물집이 생겼다. 이 놈의 제설차는 내가 집 앞을 직접 다 치우니까 나타났다. 아무래도, 자기네들끼리 짠 것 같다. 화가 난다.

◆ 12월 25일

크리스마스라구? 젠장!~~ 빌어먹을... 간밤에 눈이 더 왔다. 빌어먹을 놈의 제설차는 내가 눈을 다 치울 때를 기다렸다가 집 앞으로 잔뜩 밀어놓고 가버린다. 허걱~ 개눔의 시키! 소금을 잔뜩 뿌려서, 녹이면 될텐데... 좀체 머리를 쓰질 않는다.

◆ 12월 27일

간밤에 더 많은 똥 덩어리들이 쌓였다. 오 마이 갓! 제설차가 지나갈 때마다 나와서 삽질 한 것 빼고는 한 일이 없다. 도대체가 어디를 갈 수가 없다. 자동차가 하얀 똥 덩어리 속에 파묻혀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다. 일기예보에서는 또 그것들이 30cm가량 더 온다고 했다. 30cm면 삽질을 얼마나 더 해야 하나?? 우째 이런 일이...

◆ 12월 28일

일기예보가 틀렸다. 빌어먹을! 하얀 똥덩어리가 무려 1m나 더 온 것이다. 이 정도면 내년 여름에나 다 녹을 것 같다. 제설차가 눈에 파묻혀 운전수 놈이 우리 집에 와서 삽을 빌려 달랜다. 그 놈이 밀어놓은 눈 치우다 삽을 6개나 부러뜨렸다고 얘기해주고 마지막 삽 자루는 그 놈을 패면서 부러뜨렸다! 이제야 속이 후련타.

◆ 1월 4일

오늘 드디어 집에서 나올 수가 있었다. 얼마만의 외출이던가! 가게에 가서, 비상식량(?) 좀 사고 돌아오는 길에는 빌어먹을 사슴 놈이 튀어나오는 바람에 차가 마니 망가졌다. 수리비가 200만원이나 나왔다. 저 망할 놈의 짐승들은 다 잡아 죽여야 한다. 지난 11월에 사냥꾼들 뭐 했는지 모르겠다!

◆ 3월 3일

지난 겨울에 그놈들이 얼마나 소금을 뿌려댔는지 차가 다 녹이 슬어 버렸다. 제설차로 밀어야지 도대체 왜 소금을 사용해서 차를 이 모양으로 만들어 놓느냔 말이다. 정말 도대체 신도 포기한 이 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제 정신이 아닌 것 같다.

◆ 5월 10일

드디어 부산으로 이사를 왔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강원도 사시는 분들
올겨울에도 눈 때문에
고생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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