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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기사 아자씨들의 싸움

by 마을지기 posted Feb 1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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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5-02-14
실린날 2003-11-18
출처 인터넷한겨레유머게시판
원문 야간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이었슴다.

집이 광안리에 있는지라 집에 가서 또 라면 먹어야 하는 고민과 함께 집으로 가는 51번 버스를 탔읍죠.

배고픔! 야간 5교시까지 하면 얼마나 배고픈지 모를 겁니다.

배 고파서 차야 어서 가라, 먹을 라면 종류를 생각 하고 있었는데 뒤에 오던 134번 용당 가는 버스 일껍니다. 앞지르기를 시도하다가 51번 운전 기사 아저씨와 경쟁이 되어서 드뎌 싸움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신호등 앞에서 두 버스가 마주치게 되었는데, 51번 버스 아저씨와 134번 아저씨가 동시에 문을 열고 피튀기는 말싸움에 돌입했습니다.

결국은 우리의 51번 아저씨가 열을 받을 대로 받아 134번 버스로 올라가, 또 싸움이 시작 되었죠.

정말 흥미진진했습니다. 우리는 속으로 아저씨 이겨욧! 아저씨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라고 응원 했는데, 젠장~.

134번 아저씨가 신호등 바뀌자마자 차를 출발시킨 겁니다. 휭~.

그 순간 51번 버스에 있는 사람은... 멍해졌습니다.

기사 없는 51번 버스에서 바람이 휭하고 불었던 것이었습니다.

우쒸~.

기사 아저씨 언제 오나 기다리고 있는데 100미터 전방 유엔묘지 커브 도는 데서 열심이 뛰어 오는 51번 기사 아저씨를 보았더랬습니다.

졸라 불쌍해 보이더군요. 얼굴 벌개가지고...

들어 와서 죄송합니다, 하고 운전을 계속하기 시작하셨습니다.

아저씨가 불쌍했어요... 정말루. 땀 삐질 삐질...

불쌍한 아저씨... 51번 버스는 패배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부텁니다.

2분 뒤, 뒤에서 백차가 오는 것이었습니다.

51번을 세우고, 우렁찬 경찰차의 스피커로 51번 갓길로 대세욧! 갓길로 대욧~! 신경질적인 경찰의 목소리.

경찰의 지시에 순순히 따르는 51번 아저씨...

우리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134번한테 깨지고, 이제는 경할한테까지 깨지는구나...

그런데, 올라온 경찰의 한마디, 걸작이였습니다.

"차키 주세요!"

그렇습니다. 우리의 51번 아저씨는 134번에 올라타서, 134번 차 키를 들고 날랐던 것이었습니다. 오고 가도 못하는 134번...

차 안 승객은 뒤집어졌고, 51번 아저씨의 능력을 보고야 말았던 것이었습니다.

집에 도착한 나는, 라면 먹으면서 죽어라 웃었답니다.
참 흥미진진한 싸움이긴 한데, 도대체
이 싸움에서 누가 뭘 얻은 건가요?
설마 구경꾼 웃기자고
그렇게들 싸우시진 않았을 터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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