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고참과 이등병의 차이

by 마을지기 posted Feb 18, 2005
Extra Form
보일날 2005-02-19
실린날 2001-12-16
출처 들은이야기
원문 1. 축구할 때

<이등병>

무조건 뛴다. 공이 안 와도 뛴다. 공 가는 방향으로 뛴다. 중앙선을 넘으면 생명선을 넘는 거다. 그 너머는 다른 세상이다. 공이 그렇게 미울 때가 없다. 잘해도 욕(상대편 고참한테), 못하면 같은 편 고참한테 욕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맞는다.

<병장>

상대편 골키퍼랑 놀다가 공이 와서 자기 발에 맞고 들어가길 기다린다. (우리 고참 중엔 병장이 골키퍼 하면서 골대 가운데서 주머니에 손 넣고 있다가 공이 와도 그냥 서 있다가 골 들어가면 밑에 쫄따구들 깨는 놈도 있었다. 그 재미로 축구 한다. 모든 게 수비를 잘못 본 이등병들의 책임이다.)

2. 아침 기상시간

<이등병>

기상나팔 울리기 전에 눈만 뜨고 있다가(나팔 울리기 전에 일어나면 안 된다) 소리가 들리자마자 용수철같이 튀어 올라 모포 갠다.

<병장>

이등병 한 명 시켜서 기상 때마다 인간자명종 만들어 놓는다. (기상나팔과 함께 이등병이 뛰어와서) "뻐꾹 뻐꾹 80일 남으셨습니다. 뻐꾹~뻐꾹~!" 그러다가 50일 안으로 들어가면 자동으로 바뀐다.
"까아악~ 까아악~ 30일 남았다. 빨리 나가라. 까아악~ 까아악~" 쫄따구들 모포 다 개고 내무반 정리하고 다 나갔을 때 부시시 일어나서 옷 대강 걸치고 점호 나와서 옷매무새 대강 만진다.

3. 식사 시간

<이등병>

밥하고 원수졌다. 빨리 안 먹으면 죽는 줄 안다. 사실 그렇다. 맛을 못 느낀다. 물도 고참이 주기 전에는 맘대로 못 먹는다. 고추장에 밥 비벼먹는 게 소원이다. 여러분들 반찬 투정하지 마라!

<병장>

더 이상 짬밥 보기 싫다. 이등병 밥 먹는 데 장난치다가 PX 가서 대강 때운다. 이 때 배터지게 먹고 나온 이등병 위하는 척 손잡고 또 PX 데려가서 먹기 고문 시킨다. 맛없고 싸고 양 많은 것만 사준다.

4. 취침 시간

<이등병>

모포 덮어쓰고 고향, 애인, 부모님 생각한다. 약간의 눈물과 함께. 이것도 조금의 짬밥이 있을 때다. 보통은 그냥 곯아떨어진다.

<말년병장>

낮에 너무 자서 잠 안 온다. 쫄따구 문 앞에 세워 놓고 애국가 나올 때까지 TV 보다가 끝나면 아무나 잡고 얘기한다. 잡히는 놈 그날 잠 다 잤다.

5. TV 볼 때

<이등병>

양반자세로 각 잡고 앉아서 본다. 주먹 꽉 쥐고... TV 보는 것 같지만 TV 위에 있는 시계를 보거나 병장들 행동을 주시한다. 왜냐면 재떨이와 담배, 그리고 슬리퍼를 빼줘야 한다. 리모콘은 다른 세상에서 온 물건 같다. 만져 보는 게 소원이다.

<병장>

리모콘도 귀찮다. 말 길게 하는 것도 힘들다. "야! 7번... 10번..." 인간 리모콘을 이용한다. 손만 올리면 담배, 재떨이가 자동으로 온다. 쫄따구들 TV 프로그램 다 외워야 된다.

6. 휴가 나와서

<이등병>

잠 자는 시간이 아깝다. 어떻게든 좀더 놀고 싶다. 집에서는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준다. 부대 안에서의 무용담을 마구 해댄다. 듣는 사람 괴롭다.

<병장>

잠만 자거나, 밀린 비디오 다 보고 들어간다. 같이 놀아주는 사람도 없다. 집에서는 또 나왔다고 눈치 준다. 학교 친구들한테 연락하면 평소에 안 하던 공부한다고 헛소리해댄다.
예전에는 이와 비슷한 일들이
꽤 있었다고 들었습니다만,
요즈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이야기마을 웃음샘

전대환의 유머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518 2005-03-07 괜한 거짓말의 결과 3128
517 2005-03-05 올가미 3422
516 2005-03-04 작가의 고심 2984
515 2005-03-03 수녀님과 술 3457
514 2005-03-02 세상 법칙 3089
513 2005-02-28 과잉보호 3730
512 2005-02-26 부자 노인의 매력 3469
511 2005-02-25 한국과 외국의 차이 3132
510 2005-02-23 담보 있수? 2998
509 2005-02-22 돈 꿔주면 후회할 과학자들 2828
508 2005-02-21 남편 팝니다 3108
» 2005-02-19 고참과 이등병의 차이 3061
506 2005-02-18 돈에 관한 전설 3181
505 2005-02-17 군대의 인재들 2638
504 2005-02-16 가는 귀먹은 아내 3237
503 2005-02-15 친구의 자랑 3022
502 2005-02-14 버스기사 아자씨들의 싸움 2956
501 2005-02-12 여자가 남자를 차는 진짜 이유 3479
500 2005-02-11 조물주는 공평하다? 2926
499 2005-02-07 신칠거지악 (新七去之惡) 371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