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돈을 지니면 안 되니까

by 마을지기 posted Apr 08, 2005
Extra Form
보일날 2005-04-06
실린날 2005-03-29
출처 《현자들의 철학 우화》
원문 스님과 장사꾼이 함께 주막에 들렀다.

너무도 늦은 시간인지라 구운 새 한 마리밖에는 요기할 만한 다른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장사꾼이 스님을 바라보며 안됐다는 듯이 말했다.

"스님은 고기를 먹을 수 없지요?"

스님은 시장기가 돌았지만 장사꾼의 말에 한 마디도 답변을 하지 못한 채 고개만 끄덕였다.

장사꾼은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구운 새 요리를 혼자 먹어 버렸다.

다음 날 아침, 두 사람은 함께 걷다가 넓은 강을 만나게 되었다.

스님은 강물을 겁내는 장사꾼을 업고 강물 속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강 중간쯤에 이르러서 스님이 장사꾼에게 물었다.

"혹시 가진 돈이 있으시오?"

장사꾼은 스님의 등에 업힌 채로 대답했다.

"돈 없는 장사꾼이 어디에 있습니까?"

"헌데, 중은 몸에 돈을 지니면 안 되는 법이라서."

스님은 말을 끝내자마자 그 장사꾼을 물 속에 던져 버렸다.

한상현, 《현자들의 철학 우화》(이가출판사, 2001), 182-183쪽.
형식적인 계율에 얽매여
사는 것도 문제지만
그걸 이용해서
제 뱃속만 채우려고 하는 사람이
어떻게 되나 보여주는 이야기군요.^^

이야기마을 웃음샘

전대환의 유머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1678 2003-07-31 우리반 반장 임영○! 2654
1677 2003-08-01 일 초만 기다려라 2725
1676 2003-08-02 아들의 미소 2484
1675 2003-08-03 라디오 시사대담에서 2360
1674 2003-08-04 병역 면제 2298
1673 2003-08-05 할머니의 복수 2702
1672 2003-08-06 새로운 의미들 2805
1671 2003-08-07 더러운 직장생활 2318
1670 2003-08-08 의사가 전해준 소식 2269
1669 2003-08-09 도서관의 어느 여학생 2411
1668 2003-08-10 여기자의 대답 2115
1667 2003-08-11 한국최고의 갑부 2366
1666 2003-08-12 걱정 2110
1665 2003-08-13 전철에서 2279
1664 2003-08-14 대역 2137
1663 2003-08-15 이럴 때 나이든 거 느낀다 2253
1662 2003-08-16 나는 이렇게 키스했다 2284
1661 2003-08-17 애국가로 그린 우리나라 지도 1993
1660 2003-08-18 세상에 없는 것 세 가지 2505
1659 2003-08-19 사람의 등급 217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