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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다섯 개

by 마을지기 posted Jun 10,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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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5-06-11
실린날 2001-12-17
출처 들은이야기
원문 어느 날 아침, 출근을 하려고 구두를 신고 있는데, 아내가 부탁을 했다.

"여보, 장마철이 다가오니까 퇴근길에 우산 좀 사오세요. 당신 것과, 내 것, 그리고 애들 것 두개, 어머님 것 하나요."

"알았소, 도합 다섯 개가 되겠구료."

나는 우산 사는 일을 기억하려고 노력했다. 만약 우산 사는 것을 깜빡 잊고 귀가했다간, 아내의 잔소리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산 다섯 개, 우산 다섯 개…."

나는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이렇게 중얼거리며 좌석 버스를 탔다. 예쁜 아가씨의 옆자리에 앉은 나는 계속… 우산만을, 우산만을 생각했다. 그러다가 버스에서 내릴 때 그만… 옆자리 아가씨의 우산을 집어 들고 말았다.

"어머머~ 아저씨! 왜 남의 우산을 가져가세요?"

아가씨의 주의를 받고서야 나는 큰 실수를 했음을 깨닫고 얼굴이 화들짝 달아올랐다.

"미안합니다. 제가 엉겁결에 그만…."

나는 사과를 하고는 급히 버스에서 내렸다. 그 날 저녁, 나는 아내의 부탁을 잊지 않고 우산 다섯 개를 사들고는, 버스에 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아침에 그 아가씨와 같이 타게 되었다. 그 아가씨는 나의 얼굴과 내 손에 들려있는 우산을 몇 번이고 번갈아 보았다. 그러다가, 아주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속삭였다.

"아저씨~ 오늘은 수입이 참 좋으시군요!^^"
한 번 실수한 죄로
성실한 가장이 상습범으로
몰리게 되었군요.^^

이야기마을 웃음샘

전대환의 유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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