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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속마음

by 마을지기 posted Dec 26,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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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5-12-27
실린날 2001-12-17
출처 들은이야기
원문 ♥ 그녀의 얘기

오늘도 어김없이 나는 그 녀석을 만났다. 이른 아침 학교에 가려고 대문을 나서면 그 녀석은… 항상 날 기다리고 있다. 어리버리~ 하지만, 왠지 순수하고 샤프해 보이는 그 녀석…. 어제도 내 생각으로 밤을 지샜는지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 있다. 왠지 모르게 나의 풍부한 모성애가 발동하려고 한다. 그러나 여자의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내숭 아닌가? 난 가슴 아푸지만 애써 그를 외면했다. 그가 불쌍하기는 하지만 더… 좋을 날을 기다리며….

♥ 그의 얘기

어제 스타 하다 밤을 새서 그런지 눈이 빨갛게 충혈됐다. 머리도 절라 아푸다. 아침부터 일이 꼬일려나 재수 없는 그 뇬하고 마주치고 말았다. 쓰벌…. 한 번 야리더니 돌아서 간다. 쫓아가서 밟고 싶은 걸 억지로 참았다. 젠장! 오늘 하루도 엿 같을 꺼 같은 예감이 스친다.

♥ 그녀의 얘기

어쩜~ 그가 날 따라온다. 역시 보는 눈은 있어가지구…. 오늘도 같은 버스를 타겠지? 후후후…. 버스가 왔다. 뒤에 빈 자리가 두 개가 있다. 내가 먼저 탔다. 곧 그가 내 옆으로 오겠지? 가슴이 두근 반~ 세근 반~ 뛴다.

♥ 그의 얘기

머리 아파 죽겠는데 그 뇬이 자꾸 힐끔거린다. 정말 한 대 후려줄까? 빡돌아 죽겠다. 가시내만 아니었음…. 그렇지만 난 끝까지 참는다. 난 남자니까…. 곱게 봐주려고 했더니만 그 뇬이 새치기를 한다. 역시 아줌마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말이지 정 떨어진다! 헉~ 자리가 한 개가 빈다. 근데 그 뇬 옆자리다. 어떡하지? 순간 또 고민 된다. 어쩔 수 없다. 넘 피곤하다. 그냥 앉아서 가는 수밖에…. ᅲ.ᅲ

♥ 그녀의 얘기

내 옆자리로 오기가 쑥스러운지 그 녀석이 머뭇거린다. 후훗…. 귀엽기까지…. 가슴이 또 뛰기 시작한다. 콩딱콩딱…. 그 녀석을 향해 한번 웃음을 보여줬다. 그 녀석의 얼굴이 빨개졌다. 그도 나처럼 가슴이 뛰나보다.

♥ 그의 얘기

자리에 앉으니 잠이 쏟아져 온다. 하~함! 너무 크게 하품을 했나? 얼굴이 빨개졌다. 허거걱~ 그 뇬이 날 야린다. 잠이 깬다. 식은땀도 흐른다. -_-;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든다.

♥ 그녀의 얘기

그 녀석이 부끄러워하며 식은땀까지 흘린다. 순댕이~. 귀여워 죽겠다. 앗! 그 녀석이 내게 다가왔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간이다. 그러나 선듯 용기가 나지 않는지 그 녀석은 이내 돌아가고 만다. 쩝~.

♥ 그의 얘기

그 뇬 때메 숨을 쉴 수가 없다. 창문을 열려고 그 뇬 쪽으로 몸을 기울인 순간~ 속이 메스껍고 역겨웠다. 시궁창 냄새~. 쓰~! 그 뇬의 머리 냄새였다. 똥물로 머리를 감았나보다. 결국에 창문을 못 열었다. 헉~. 숨이 막혀 온다. 죽을꺼 같다. 내 인생이 여기서 막을 내리다니…. 말하고 싶다. 창문 좀 열어 달라고…. 하지만 두렵다.

♥ 그녀의 얘기

그 녀석의 안색이 안 좋아 보인다. 멀미를 하는 거 같다. 걱정된다. 창문을 열었다. 아~! 그 녀석을 위한 나의 배려를 알기나 할까? 시원한 바람이 분다. 그 녀석이 날 본다. 나의 마음을 알아차렸나 보다. 행복하다.

♥ 그의 얘기

창문을 여니 그 뇬의 머리 냄새가 풍겨온다. 줴~엔장~. 정말 냄새 지독하다. 그래도 예의상 한번 웃어주었다. 잠시… 정신이 몽롱해진다. 이렇게 해서 나는 죽어가나 보다. 행복했던 순간들이 짧은 필름처럼 돌아간다.

♥ 그녀의 얘기

이제 나는 내려야 한다. 슬푸다. 그도 아쉬운지 고개를 숙인 채 자는 척을 한다. 갑자기 속이 안 좋다. 꺼~억! 어머~! 나도 모르게 트림이 나와버렸다. 이를 어째…. 혹시 그 녀석이 소리를 듣지는 않았을까? 조심스레 그 녀석의 동태를 살폈다. 그 녀석은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자는 척을 하고 있다. 아~ 안심이다.

♥ 그의 얘기

그 뇬이 내리려고 한다. 이제 살았다. 난 다시 사는 거다. 윽~. 다시 죽을 꺼 같다. 시궁창보다 더 심한 냄새가 난다. 세상에 이런 냄새가! 혹시나 해서 그 뇬을 힐끔 보았다. 그 뇬이 나의 눈치를 보았다. 역시나, 그 뇬이다. 쓰~. 아무래도 청국장을 먹은 듯 하다. 생긴 것대루 먹는군. 티를 안 내려고 무진장 애 썼다. 최대한 고개를 숙이고 깊숙이 숨을 들이마시며…. 그 뇬이 빨리 내렸음 좋겠다. 내 인생이 서글펐다! ᅲ.ᅲ

♥ 그녀의 얘기

그 녀석이 눈치를 채지 못한 거 같다. 정말 다행이다.^.^ 낼 아침에는 청국장을 먹지 말아야겠다. 아쉽지만 정말 내려야 한다. 내일은 더 좋은 만남을 기대하면서 나는 그 녀석에게 미소와 윙크를 동시에 보냈다. 안녕~! 내 사랑~. 버스에서 내려 한참 동안 떠나는 버스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가 기도하는 모습이 보인다. 아마~ 감사기도를 드리는 거 같다. 나같은 여자를 만나게 된 것을 감사하는…. 하느님 저두 감사 드립니다!

♥ 그의 얘기

드뎌 그 뇬이 내렸다. 하나님~ 부처님~ 감사합니다! 어? 근데 저 뇬이 내리면서 나에게 윙크를 한다. 그 동안 참았던 것이 쏠린다. 우~웩! 신고 있던 쓰레빠로 갈겨 주고 싶다. 하늘이시여~, 이 불쌍한 어린양을 굽어 살펴 주시옵소서. 낼은 저 뇬을 안 만나게 하여 주소서! 지금 이 순간만은 신을 믿고 싶다.
사람이 착각을 하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는 남들만 착각을 하고
나는 예외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자기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여간 큰 복이 아닙니다.

이야기마을 웃음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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