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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장 찬 내 남편

by 마을지기 posted Jan 0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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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6-01-10
실린날 2005-12-31
출처 이야기마을
원문 때는 바야흐로 만산홍엽단풍지절!(滿山紅葉丹楓之節).

한 쌍의 원앙보다 더 금슬(琴瑟)좋은 한 쌍의 부부가 뛰뛰빵빵~.

단풍구경까지는 좋았으나 한 잔술에 취하여 콧노래를 부르며 음주운전.

한 순간의 한 번 실수로 그만! 와장창!

이 사고로 자나 깨나

"여보야! 여보야!”

를 연발하며 지극정성으로 아내만을 사랑했던 남편이 사망하고….

아내는 기적적으로 약간의 찰과상만 입었을 뿐이니 이 또한 남편의 음덕이 아니겠는가마는, 청상과부로 어찌 살란 말인가?

허구한 날 울며불며 사랑하는 남편을 그리다가

“살아도 못 살아, 죽어서라도 남편을 만나리라”

하고 독심(毒心)에 독약(毒藥)을 꿀꺽!

곧바로 저승에 들어가니 저승사자 왈,

세개의 방(房) 중에서 남편을 찾아보래요.

첫 번째 방은 생전에 단 한번도 바람 안 피우고 오직 아내와 가정을 위해 한 떨기 백합처럼 깨끗하게 살다 오신 사람들이 사는 백합방’이요….

두 번째 방은 가끔 바람 피우다가 아내에게 발각되어 손이 발이 되도록 용서를 받은 후에도 정신 못 차리고 또 바람 피우다 장미 가시에 찔린 사람들이 사는‘장미방’이고….

세 번째 방은 치마 두른 여자들만 보면 사족을 못 쓰고 아내 몰래 상습적으로 바람을 많이많이 피웠지만 감쪽같이 단 한 번도 적발된 사실이 없는 ‘쪽제비방’이라.

아내는 당연히 첫째‘백합방’에 있겠지 하고 방문을 열었더니
“헤헤! 헤헤!”

하며 모지리 칠띠기 팔푼이 같은 사람이 혼자 앉아 허벌레 웃고 있지 않은가!

"어라~ 이상하다. 그럼 장미방에 있나?”

두 번째 방문을 열였더니 역시 남편은 없고 손톱에 할퀸 남자들이 삼삼오오 마주앉아 킬킬킬!

"거 참 이상하네! 어찌 된 일? 혹씨, 안 죽었거나 다시 살아난 것도 모르고 내가 죽어버린 것 아녀?”

하면서 마지막으로 ‘쪽제비방’을 빼꼼히 살짝 열어 보았더니….

오~매 세상에 이것이 웬일이여!

훤칠한 남자들이 바글바글, 우글우글, 득실득실, 왁자지껄….

그 가운데 완장 찬 사나이가 우뚝, 쳐다보니 바로 남편!

세상천지 아니 저승천지에 이럴 수가?

남편 찾아 저승에 왔는데 제비 방에서 완장 차고‘반장’ 짓을 할 줄이야! 흐흑 흑흑~ .”
이 이야기는 지난 연말
소천(笑泉) 김재선 님께서
이야기마을 게시판에
직접 남겨주신 글입니다.

이야기마을 게시판에 오시면
이 이야기 말고도 소천 님께서
써주신 다른 재미있는 이야기들,
곧 '소천만필'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야기마을 웃음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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