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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여승과 함께

by 마을지기 posted Jun 2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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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9-06-26
실린날 2009-06-24
출처 스포츠서울
원문 광해군 때의 판원 김효성은 여자를 아주 밝히는 사람으로 유명했다. 부인은 남편의 여색기에 신물이 날 지경이었다.

어느 날 효성은 몸이 축 처지도록 기녀와 즐기다가 돌아왔는데 부인이 먹물을 들인 모시 한 필을 곁에 놓은 채 뾰루퉁해 있었다.

“부인. 이게 뭐요?”

“영감. 생각 좀 해 보세요. 주인 양반이라는 사람이 집에는 안 붙어 있고 매일 밖에 나가 계집질만 하니 말이 내외지간이지 이젠 웬수예요. 내 차라리 절간으로 들어가 중이 되어 사는 게 마음 편하게 사는 방법일 것 같아요.”

허나 여자라면 닳고닳은 김효성이 이까짓 말에 무릎을 꿇을 위인이 아니었다. 효성은 한바탕 시원하게 웃고 나서 하는 말이.

“어허. 그거 마침 잘 됐구려. 본래 난 여자를 좋아하기로 세상에 소문난 사람이 아니오. 그간 기녀. 무당. 유부녀에 방아 찧고 빨래하는 종년에 이르기까지 품어 보지 않은 여자가 없는데 애통하게도 여승만은 아직 품어보지 못했소. 그러니 이제 그 소원을 풀게 되었으니 잘됐구려.”
남자의 내공이 이쯤 되면
부인이 당해내기가 버거워 보입니다.
이번 작전은 실패했지만,
그냥 물러섰을 것 같지는 않은데….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투기'를 칠거지악의 하나로
여기고 있던 시절에, 부인이
이만큼이라도 나온 건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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