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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의 목숨과 왕의 목숨

by 마을지기 posted Sep 0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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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3-09-20
출처 법정, 《참 맑은 이야기》(동쪽나라, 2002), 56-60쪽
책본문 옛날 자비심이 지극한 왕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가 산길을 가는데
비둘기 한 마리가 품에 안기며
제발 살려달라고 애원했습니다.
매 한 마리가 뒤쫓아와서 말합니다.
"그 비둘기는 내 밥이니 내놓으시오."
왕은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매가 다시 말합니다.
"모든 생명에게 자비를 베푸신다면서
왜 저에게는 베풀지 않습니까?"
하는 수 없이 왕은 비둘기 대신
자기 살을 떼어주기로 했습니다.
비둘기만큼의 살을 주기 위해
허벅지 살을 떼어 양팔저울에 올려놓고
한 쪽에는 비둘기를 얹었습니다.
비둘기가 더 무거웠습니다.
이번에는 한 팔과 한 다리를 올려놓았습니다.
역시 비둘기 쪽이 더 무거웠습니다.
생각다 못한 왕은 자기 온 몸을
저울에 올려놓았습니다.
비로소 무게가 같아졌습니다.
매는 왕의 행동에 감동해서
고개를 깊이 숙여 인사한 뒤
하늘 높이 날아갔습니다.

(법정, 「비둘기 대신 목숨을 바친 왕」을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사용처 1. 20081001 Mstory.
2. 20110522 일 한울교회 주일예배 설교.
3. 20160904 일 한울교회 주일예배 설교.

비둘기의 생명이나 왕의 생명이나
생명의 무게는 같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오늘날의 사정은 어떤가요?
생명의 무게가 돈에 따라 달라집니다.
학벌이나 지위에 따라 달라집니다.
모든 국민이 평등하다고
헌법에는 분명히 기록되어 있지만
서민과 권세 있는 사람의 생명이
무게가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카드빚에 몰린 서민의 자살과
재벌 회장의 자살이
어째서 다르게 취급되어야 할까요?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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