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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by 마을지기 posted Nov 2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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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4-02-12
출처 한용운(유지현 편),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도는 사랑의 노래》(웅동, 1999), 76쪽
책본문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옅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갑니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한용운, 「나룻배와 행인」)
사용처 NULL
나룻배는
사람들에게 짓밟혀도
사람들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물을 건넌 사람이 인사 없이 가버려도
그들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나룻배는 또 다시
말없이 사람들을 기다립니다.

우리 곁을 스쳐가는 모든 사람을
물 건너는 행인으로 생각하고,
사람들과 부대끼는 내 자신을
사람 태우는 나룻배로 생각한다면
속상해서 사람들을 원망하는 일은
거의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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