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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속박

by 마을지기 posted Nov 2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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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4-07-12
출처 한용운(유지현 편),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도는 사랑의 노래》(웅동, 1999), 71쪽
책본문 나는 선사의 설법을 들었습니다.
"너는 사랑의 쇠사슬에 묶여서 고통을 받지 말고,
사랑의 줄을 끊어라.
그러면 너의 마음이 즐거우리라"고.

그 선사는 어지간히 어리석습니다.
사랑의 줄에 묶이운 것이 아프기는 아프지만,
사랑의 줄을 끊으면 죽는 것보다도
더 아픈 줄을 모르는 말입니다.
사랑의 속박은
단단히 얽어매는 것이 풀어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대해탈(大解脫)은 속박에서 얻는 것입니다.
님이여, 나를 얽은 님의 사랑의 줄이 약할까봐서
나의 님을 사랑하는 줄을 곱들였습니다.

(한용운, 「선사(禪師)의 설법(說法)」)
사랑의 줄을 꼬고 또 꼬아
'님'을 더욱 단단하게 묶어 두고픈
한용운 님의 애타는 마음이
어찌 부처님만을 위한 것이라거나
나라만을 위한 것이라 하겠습니까?
출가할 때 두고 나온 아내나
득도 이후에 인연이 닿은 그 어떤 여인이
대사의 애틋한 사랑의 대상은 아닐지...

속박이 없는 곳에는 해탈도 없나봅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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