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조선의 딸 큰애기의 마음

by 마을지기 posted Feb 15, 2004
Extra Form
보일날 2004-10-25
출처 김남주, 《사랑의 무기》(창작과비평사, 1999), 8쪽
책본문 저기 가는 저 큰애기를 보아라
새참으로
막걸리 든 주전자를 들고
보리밥과 김치로 가득한 바구니를 이고
반달 같은 방죽가를 돌아
시방 논둑길을 들어서는
부푼 저 가슴의 처녀를 보아라...

─아부지 그만 쉬셨다 하셔요
저만큼에서 허리 굽혀 나락을 베는 아버지 곁으로 가
아버지 대신 나락을 베고
─아저씨 밥 한 술 뜨고 가세요
지나가는 낮선 사람도 불러
이웃처럼 술도 한잔 드시게 하는
조선의 딸 그 마음을 보아라
마을에 하나뿐인 아니 이 나라에 하나뿐인

(김남주, 「조선의 딸」 중.)
─아부지 그만 쉬셨다 하셔요.
─아저씨 밥 한 술 뜨고 가세요.
조선의 딸, 큰애기의 가슴은
세상을 다 껴안을 만큼 크고 넓습니다.
이 땅에 사는 우리의 진정한 관습법은
조선의 수도가 서울이라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런 넓은 마음입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1277 2009-09-29 전쟁에 쓸 수 있는 말 3488
1276 2009-11-06 첫 단추 3487
1275 2008-03-10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는 용기 3487
1274 2007-12-06 “아직 나는 행복하다!” 3487
1273 2006-05-03 모국어가 국어이고 공용어인 나라 3487
1272 2009-02-20 말 속의 뜻 3486
1271 2005-12-03 인생은 무엇인가? 3485
1270 2009-02-04 이 지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3478
1269 2009-03-19 개도 제 밥통 차면 주인을 문다 3477
1268 2008-09-08 별을 보며 다짐한 것 3475
1267 2009-09-15 회를 먹을 때 3472
1266 2006-06-01 고백성사 3472
1265 2009-04-14 이미 받았다고 믿어야 한다! 3471
1264 2009-04-08 가르치기와 배우기 3471
1263 2009-05-28 선약 3470
1262 2009-03-06 노력한 만큼의 결실 3470
1261 2009-08-21 어지간하면 들어주자! 3469
1260 2008-03-06 내전은 양편 모두에게 나쁘다 3464
1259 2009-02-09 "걷고 싶다!" 3461
1258 2009-07-09 길들인 신이 발 편하다 345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