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무형의 선물

by 마을지기 posted Feb 16, 2004
Extra Form
보일날 2005-01-28
출처 정채봉, 《눈을 감고 보는 길》(샘터, 1999), 64-65쪽
책본문 가르멜 봉쇄수녀원에 계시는 수녀님이 어렵게 전화를 걸어왔다. "보내주신 책 고맙습니다. 저는 드릴 게 없어서 어쩌지요? 따님 이름을 알려 주시면 제가 기도해 드릴 수 있는데..." 수화기로도 수줍음이 느껴지는 이 청빈한 선물보다 귀한 선물이 또 어디 있을까?

어제 만난 동화 작가. 그녀는 "빈손으로 와서 쑥스럽네요" 하다가는 내 안경을 집어들었다. 그리고는 손수건을 꺼내서 호호 입김까지 불어가며 어롱을 말끔히 닦아놓고 갔다. 이런 따뜻한 선물이 이 세상을 살맛나게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정채봉, 「무형의 선물」 중.)
남에게야 피해가 돌아가든 말든
뇌물을 써서라도 '특권'을 얻어보려고
하는 것이 요즘의 세태인데,
이렇게 아름답게 선물을 주고 받을 수가 있다니
이것이야말로 마른 목을 축여주는
시원한 샘물인 것 같습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1677 2003-08-01 선(善)을 이루는 일 2120
1676 2003-08-02 둘 다 1927
1675 2003-08-03 학자 1928
1674 2003-08-04 유대 학문의 전체 2040
1673 2003-08-05 자식 가르치기 2003
1672 2003-08-06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2055
1671 2003-08-07 헛되이 보낸 시간이란 2051
1670 2003-08-08 행복은 언제나 불행과 함께 온다 2040
1669 2003-08-09 참을성을 잃는 것과 돈을 잃는 것 2046
1668 2003-08-10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1908
1667 2003-08-11 세 친구 1960
1666 2003-08-12 분노의 감정 관찰하기 1792
1665 2003-08-13 학교란 1890
1664 2003-08-14 결점 1837
1663 2003-08-15 인생의 일곱 단계 1886
1662 2003-08-16 유일한 승리 1822
1661 2003-08-17 세계의 여론을 신뢰하지 않는다 1700
1660 2003-08-18 초저녁 1807
1659 2003-08-19 작별인사 1790
1658 2003-08-20 허술한 지붕에서 비가 샌다 183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