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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을 사귈 때의 맹세

by 마을지기 posted May 30,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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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5-06-13
출처 정병헌 이지영 편, 《우리 선비들은 사랑과 우정을 어떻게 나누었을까》(사군자, 2005), 14-15쪽
책본문 〈풍토기〉(風土記)에는 다음과 같은 월(越)나라 민요가 있다.

그대는 수레 타고 내가 삿갓 썼거든
다른 날 서로 만나 수레에서 내려 읍하게나.
그대가 우산 메고 내가 말을 탔거든
다른 날 서로 만나 그대 위해 말에서 내리리라.

월나라 사람은 순박하여 처음 벗을 사귈 때에는 일정한 예식이 있어 단(壇)을 쌓고 닭과 개를 잡아 제사를 올렸으며, 위와 같이 맹세한 후에는 조그만 허물이 있다 해서 경솔히 절교하지 않았다.

(이익의 글 〈論交〉에서. 《성호사설》 제 15권)
사용처 1. 20120812 일 한울교회 주일예배 설교.
요즘 말로 바꾸자면 이쯤 되겠군요.

"우리 함께 고시공부를 했건만
자네는 검사 되고 나는 주사 되거든
퇴근 후에 나를 위해 우리집에 찾아와
내게 머리를 숙여 자네의 우정을 보여주게."

"우리 함께 이 회사에 들어왔건만
내가 사장 되고 자네가 말단으로 있더라도
주말에 버스타고 자네 집에 들러
자네에게 절을 하여 나의 우정을 보이겠네."

함께 고생했던 친구인데,
먼 훗날 직책이 서로 다르다고 해서
친구 사이가 갈라진다면
그것이야말로 세상의 비극입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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