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송아지를 무와 바꾼 사람

by 마을지기 posted May 10, 2005
Extra Form
보일날 2005-06-29
출처 김영, 《한국의 우언》(현암사, 2004), 18-19쪽
책본문 옛날에 한 농사꾼이 채마밭에서 사람 몸집 만한 큰 무 하나를 캐었다. 이런 희귀하고 큰 무는 나 같은 농사꾼이 먹어서는 안 되고 사또한테 바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운 짚으로 무를 싸서 사또한테 갔다.

"저는 수십 년 동안 채마 농사를 지었는데, 올해는 사람 몸집 만한 무가 나왔습니다. 모두 사또님의 은덕 같습니다. 그래서 이 무를 사또님께 바치려고 가져왔습니다."

사또는 농사꾼의 마음씨가 고와서 하인을 불러 물었다.

"거 요새 들어온 것 뭐가 있나?"

"송아지 한 마리가 있습니다."

사또는 송아지를 농사꾼에게 주라 했다. 농사꾼은 무 하나를 바치고 송아지 한 마리를 얻게 됐다.

이웃 사람 하나가 무 하나를 바치고 송아지 한 마리를 얻었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 사람은 송아지 한 마리를 바치면 논마지기나 얻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송아지 한 마리를 끌고 사또한테 갔다.

"사또님, 저는 수십 년 소를 먹여 왔는데 올해는 이처럼 좋은 송아지가 나왔습니다. 이것을 팔기가 아까워 사또님한테 바치려고 끌고 왔습니다."

사또는 기뻐서 하인을 불러 물었다.

"여봐라, 요사이 뭐 들어온 것 없느냐?"

"요전에 들어온 무밖에 없습니다."

그러자 사또가 말했다.

"그럼 그 무를 이 사람에게 상금으로 주어라."

《한국구전설화》
농사꾼의 이웃사람도 진정
사또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송아지를 바쳤다면
무를 선물로 받았어도
전혀 속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이에게 주는 선물은
대가를 받지 않아도 기쁘지만
대가를 기대하고 주는 선물은
아무리 큰 것이라도 가식입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1677 2006-04-21 힘을 빼라! 3189
1676 2005-05-23 희생자가 비난 받아야 하는가 2451
1675 2006-04-29 희망이란 3260
1674 2009-11-03 흘려야 할 때 3571
1673 2010-06-18 휴일에는 일하지 말 것! 5192
1672 2009-03-05 훨씬 더 많은 햇빛 3397
1671 2008-10-23 훌쩍 떠나버리는 여행 2836
1670 2009-07-02 훌륭한 파트너를 찾아라 3493
1669 2007-07-28 훌륭한 정보의 원천 5034
1668 2010-11-18 훌륭한 영혼 4250
1667 2009-10-06 훌륭한 안내자 3612
1666 2004-11-11 훌륭한 사람을 떠받들지 마십시오 2360
1665 2008-05-23 후회파와 회상파 3136
1664 2008-04-15 후원자 3061
1663 2009-09-15 회를 먹을 때 3472
1662 2007-11-20 황당한 운명은 없다 2890
1661 2003-12-04 황당한 목표 2254
1660 2010-04-06 활력 넘치는 삶 4565
1659 2003-09-08 환희를 느끼는 순간 2312
1658 2004-12-06 화장하는 것도 선행이다 236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