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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 벗은 사위

by 마을지기 posted Apr 0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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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5-07-14
출처 유보산 편, 《불교 이야기 유머》(미래문화사, 1998), 24-26쪽
책본문 돈 많은 한 부자 영감이 살고 있었다. 부자 영감이 사위에게 말했다.

'달구지를 타고 산에 가서 나무를 좀 해 오너라."

장인의 명을 받은 사위는 소달구지를 끌고 산에 가서 나무를 했다. 그런데 나무하는 데 열중하다 보니 그만 소가 없어진 것도 몰랐다. 사위는 깜짝 놀라 달구지를 놓아 둔 채 소를 찾아나섰다. 이곳 저곳 아무리 찾아도 소가 보이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다시 돌아왔는데 이번에는 뜻밖에도 달구지가 없어져 버렸다.

사위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곳 저곳을 찾아다니다가 연못가에 이르렀다. 연못 가운데에선 많은 물오리들이 놀고 있었다. 오리를 보자 그는 '이것을 잡아서 장인 영감에게 갖다 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 들고 있던 도끼를 오리를 향해 힘껏 던졌다. 그런데 물오리는 맞지 않고 도끼만 물에 빠지고 말았다.

'큰 일 났구나' 싶어 그는 옷을 벗어 던지고 연못에 뛰어 들어가 도끼를 찾았다. 그러나 허탕이었다. 추위에 떨며 연못가로 올라와 보니 이번에는 또 옷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는 울먹이면서 하는 수 없이 벌거숭이가 된 채 해질 무렵에야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문을 열고 들어가 뒤뜰 창문 뒤에 숨어 있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집의 사람들은 어둠 속에서 벌거숭이 남자를 보자 '도둑이야! 도둑이야!' 하면서 쫓아 나왔다. 집의 사람들은 물론 이웃 사람들까지 몰려와 몽둥이로 마구 두들겨패는 바람에 한쪽 눈을 다쳐 피를 홀리며 쓰러져 신음하고 있었다.

이튿날 아침에야 주인이 나와 보고는 그가 도둑이 아니라 자기의 사위인 것을 알아차리고 어찌 된 일인지를 물었다. 사위는 자초지종을 말씀드렸다. 얘기를 들은 장인은 한숨을 쉬며 한마디 내 뱉었다.

"옷을 잃어버리고 눈을 다친 것은 모두 사위의 잘못이니라."
사람이 한 번 실수를 하면
대체로 허둥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다가 다른 실수를 저지르게 되고
다른 실수는 또 다른 실수를 낳게 됩니다.

세상에 실수 안 하고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실수한 뒤에
사후처리를 잘 하는 사람은 성공하지만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는 사람은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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