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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내 교회

by 마을지기 posted Jun 0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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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5-07-25
출처 임의진, 《사랑》(샘터사, 2004), 202-203쪽
책본문 읍내 교회는 예수 초청인가 뭣인가 하면서 금반지도 주고 바가지도 준다는데 그럼 우리 교회도 한번 그런 잔치해서 촌닭 한 마리 전도대상으로 줄까? 그랬다간 전교인 웃다 자빠라지겠지.

전번 정말 읍내 큰 교회에서 교회 나오면 선물 주는 그런 행사가 있었다. 그래서 할머니 몇 분이 주일예배 시간에 보이지 않으셨다.

"바가지 타고 금반지 타러 다른 교회 가부따요."

할매들이 교회소식 나누는 시간에 쪼르르 일러바쳤다.

"왜 할머니들은 따라서 안 가셨어요?"

"뭔 말씀을 그라고 서운하게 하신다요? 우리가 의리가 있재 가긴 어디로 간단 말씸이요 시방?"

너나 할 것 있이 땔땔 배를 구르고 웃었다. 의리로 교회 다니시는 우리 할매들. 목사랑 맺은 의리 하나로 금반지와 바가지 욕심을 참았을 할매들이 고마웠다. 금반지는 못타고 바가지만 탔다는 할매들이 다음주에 다시 교회에 나오셨다. 나는 모른 척 했는데 할매들끼리 눈치가 보통이 아니었다. 무슨 반역자, 배신자를 대하는 눈치였다. 그래서 흘러가는 소리로 목사관에 바가지나 하나 갖다 놓으세요 그랬더니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바가지 타러 간 할매들이 서로 바가지를 갖다 놓겠다고 손을 들었다.
전라남도 해남의 어느
작은 교회 이야기입니다.
교인들에게 전도를 독려한답시고
바가지를 돌렸다는 읍내 교회.
바가지 한 개 얻으려고 잠깐 동안
자기 교회 빼먹은 '할매'들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하긴, 바가지를 돌린 그 '읍내교회'도
바가지만 돌렸다면 애교로 봐줄 만한데,
금반지까지 경품으로 내걸었다니
가볍게 넘어갈 일은 아닌 듯합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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