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저절로 생겨났지

by 마을지기 posted Mar 29, 2005
Extra Form
보일날 2005-08-05
출처 한상현, 《현자들의 철학 우화》(이가출판사, 2001), 172-173쪽
책본문 천문학자는 많은 밤을 별들을 연구하며 지냈다. 하루는 천문학자인 친구가 밤에 별 구경을 하자며 교수를 초대하였다.

"이 천체망원경으로 저 밤 하늘의 빛을 바라보면 정말 기가 막히게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네."

교수는 천체망원경으로 밤하늘을 바라보니 정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크고 작은 희미한 빛들이 크고 작은 행성들로 이루어졌다는 말을 듣자 정말 다시 한 번 감탄하였다.

천문학자인 친구가 말했다.

"저것은 수백만 개의 행성들로 이루어진 은하계라네."

그 엄청난 창조의 위대함에 압도당한 교수는 자신이 왜소해짐을 느꼈다.

"이 많은 별들을 과연 누가 만들었을까?"

"만들긴 누가 만들겠나. 저절로 생겨난 거지."

며칠이 지난 후에 이번에는 교수가 천문학자인 친구를 초대하였다 교수는 거실에 태양계의 모형을 만들어 걸어놓았다. 천문학자인 친구는 멋지다며 계속 칭찬을 하였다.

"대단해! 모형이지만 정말 정교해. 누가 만들었지?"

교수는 웃으며 대답했다.

"만들긴 누가 만들어. 저절로 생겨난 거지."
저절로 생겨나지 않은 것은
세상에 하나도 없습니다.
누군가가 만들었다지만
그가 모두 만든 것이 아니라
있는 재료들을 가지고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세포 하나라도 사람이
만들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저절로 생겨난 것은
세상에 하나도 없습니다.
어떤 힘이 작용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이 삼라만상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질서 있게 돌아가겠습니까?
비록 세포 하나라도 저절로
세상에 존재하게 된 것은 없습니다.

이 세상에는 저절로 생겨난 것도 없고
저절로 생겨나지 않은 것도 없으니,
세상이 이렇게 움직이는 원리를
설명할 길이 없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 오묘함을 일컬어
'하느님'이라고 부릅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1117 2008-06-12 두뇌가 생각해 낼 수 있는 가장 비열한 방법 3184
1116 2003-09-14 두부 2032
1115 2003-08-02 둘 다 1927
1114 2005-12-09 둘만의 시간을 가져라 2914
1113 2004-02-25 딸들의 재능 2041
1112 2007-12-11 땅에 대하여 3052
1111 2005-04-07 땅은 신에게 속한 것이다 2429
1110 2008-11-25 땅을 치며 울게 만드는 일들이 3124
1109 2009-06-29 땅의 문 3638
1108 2006-03-29 땅이 숨을 쉬면 2897
1107 2008-01-14 때가 아니면 기다려라 3356
1106 2009-01-09 때때로 강처럼 이름을 잊고 3280
1105 2009-12-09 때로는 시간을 낭비해 보라 4238
1104 2009-02-25 때를 정하는 기준 3438
1103 2004-01-16 때묻지 않은 민족 1836
1102 2008-05-20 떠나거라! 3063
1101 2009-05-12 떠나지 마라! 3312
1100 2008-08-11 떳떳한 자주 독립국가를 세우기 위하여 3206
1099 2004-03-19 또 다른 기적 2272
1098 2003-10-04 또 하나의 문 221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 84 Next
/ 84